8~10월 집중… 5공구 신고 '최다'
환경공단, 실태조사 보고서 결과

연수구, 市·경제청 등에 대책요청
시스템 보완·상시 감시체제 강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지난해 발생한 악취 신고 건수가 전년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수구는 송도 일대에서 나타나는 '게릴라성 악취'를 잡기 위한 시스템을 보완하고, 상시 감시체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연수구는 한국환경공단이 최근 내놓은 송도국제도시 일원 악취실태조사보고서와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련 지자체 등에 송도 악취저감대책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10일 밝혔다.

연수구가 이날 공개한 한국환경공단 조사보고서를 보면, 2019년 송도지역 악취 신고 건수는 339건으로 2018년 618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악취 신고는 8~10월 집중적으로 접수됐고, 송도 5공구에서 신고가 가장 많았다. 악취 종류는 하수구 냄새 121건(35.7%), 타는 냄새 74건(21.8%), 가스 냄새 58건(17.1%) 순으로 나타났다. 남동풍이 불었을 때 악취 신고가 156건(51.62%)으로 전체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송도 2공구 폐기물 자동집하시설 인근에서 악취감지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악취배출사업장 73곳 중 15곳이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환경공단은 내부적 요인으로 승기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한 악취가 인근 주거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폐기물 집하시설 등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고 봤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남동구 남동산단과 시흥 시화산단 등의 악취가 송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은 지자체 간 환경공동협의체 활성화와 배출사업장 중점관리,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연수구는 승기하수처리장 등의 조속한 시설 현대화, 주민 협의를 통한 폐기물 자동집하시설 음식물 분리 처리 등 내부적 요인부터 차례로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역 내 고농도 악취 배출이 확인된 승기하수처리장은 25년 이상 된 노후시설이다. 최근 5년 동안 방류수 기준을 초과해 송도갯벌의 생태계 오염이 우려되는 등 현대화 사업이 시급하다는 게 연수구 판단이다.

시흥시의 경우도 남동풍이 부는 야간에 지속해서 악취가 발생했고, 당시 환경기초시설에서 다량의 황화수소를 포함한 고농도 악취 배출이 확인됐다는 게 연수구 설명이다.

연수구는 한국환경공단 보고서 내 개선방안 등을 수렴해 악취 민원이 발생할 때 신속하게 악취를 포집하는 배출사업장 시료자동채취장치를 확대하고, 악취방지시설 상시 가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사물인터넷(IoT) 연계 감시시스템 도입 등도 검토 중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송도 악취 문제는 연수구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주변 지역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며 "앞으로도 관련 기관과 지자체 간 협력으로 악취발생원과 이동 경로를 명확히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