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에는 얼마일까…
길어지는 장마와 태풍까지 겹치며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50여일 앞둔 추석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상급)의 소매 가격은 6천216원으로 한 달 전 4천352원 대비 42% 가까이 폭등했다. 사진은 10일 오전 수원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판매대의 모습.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배추 소매가, 한달새 42% 폭등
포도·복숭아 등 과일값도 껑충

"장마뒤 병해충 피해 확산 우려"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와 더불어 태풍까지 가세해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이 수해로 몸살을 앓으면서 농산물 가격이 심상치 않게 뛰어 서민들의 장바구니 사정을 위협하고 있다. 50여일 앞둔 추석 물가도 비상이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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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르면 다음 달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던 아프리카돼지열병 농가의 재입식도 수해로 인한 방역 비상에 불똥이 튈까 우려되고 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상급)의 소매 가격은 6천216원으로 한 달 전 4천352원 대비 42% 가까이 폭등했다. 예년 평균 4천8원보다도 월등히 높다. 무 1개도 2천200원을 기록하며 한 달 전 1천895원, 평년 2천102원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풍년의 역설로 가격이 낮았던 양파(상급, 1㎏)도 1개월 전 1천980원에서 이날 2천7원을 보이며 1주일 전부터 오름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파(1㎏, 2천748→3천398원), 시금치(1㎏, 9천389→1만3천277원), 상추(1㎏, 1만2천660→1만8천240원), 열무(1㎏, 2만3천770→2만8천750원), 깻잎(1㎏, 1만7천700→2만1천680원), 오이(10개, 8천606→9천509원) 등도 일제히 올랐다.

농산물유통정보에서 집계하는 채소류 중 오르지 않은 품목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여름 대표 과일도 사정은 같다. 포도(캠벨 1㎏)는 1년 전 5천785원보다 30%가량 오른 7천513원을 기록하고 있다. 복숭아(백도 10개)도 같은 기간 1만2천779원에서 1만5천881원으로 껑충 뛰었다.

문제는 태풍까지 한반도를 관통해 신선식품의 가격 급등세가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데 있다. 특히 비가 계속돼 수해로 물에 잠긴 농경지 복구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 현재 9천㏊가 넘는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이날 태풍 피해까지 더하면 수해 농경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긴 장마로 인한 다습한 환경으로 탄저병, 갈색무늬병, 노균병 등 병해충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 농가의 재입식을 위해 법제처에서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심의 중인데, 경기북부에 쏟아진 폭우로 방역에 비상이 걸려 이르면 다음 달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재입식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워낙 비가 많이 와 농축산물의 피해가 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장마가 끝난 뒤 병해충까지 이어질 수 있어 방역도 비상"이라고 말했다.

/황준성·신지영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