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어 장마 겹쳐
인천 소상공 7월 체감 BSI 18.2p↓

"활동 자제… 경기 더 나빠질 듯"
전통시장·로드숍 상인 시름 깊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장마로 인천지역 전통시장과 로드숍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사람들의 외부활동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미추홀구 신기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경정숙(57)씨는 끝을 모르는 장마에 한숨이 나온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휴가철 등으로 경기회복을 기대했지만, 장마가 계속되면서 '휴가 특수'에 대한 희망이 사라졌다.
'휴가철'이라는 말을 꺼내기 무색할 정도로 시장을 찾는 사람이 없다는 게 경씨의 이야기다. 경씨는 "작년이 가장 힘든 줄 알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에 장마까지 길어지면서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며 "휴가 특수는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기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이모(52)씨는 "지난주 일요일에는 대형 마트가 쉬는 날이었는데도 하루 종일 비가 와 평일보다 매출이 적었다"며 "장마가 계속되면서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로드숍 상인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로드숍 상인들은 비가 오는 날이면 평소보다 매출이 50% 이상 감소한다고 말한다.

남동구 구월동에서 휴대전화 케이스 등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는 주모(37)씨는 "장마철에는 비가 잠깐 오다 그치는 게 아니라 계속 오니까 매출에 타격이 심하다"며 "장사가 잘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 달 넘게 장마가 이어지고 있어 임차료 등 지출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역대 최장 장마로 인천지역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이 느끼는 경기는 악화할 전망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최근 발표한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지역 전통시장 7월 체감 BSI(경기지수)는 58.1로 전월(65.4)보다 7.3p 감소했다.

소상공인 7월 체감 BSI는 63.2로, 전월(81.4) 대비 18.2p 떨어지는 등 올해 6월 이후 2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코로나19 사태, 장마 장기화로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소상공인, 전통시장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달에도 장마가 계속되고 있어 소상공인, 전통시장 경기가 더욱 나빠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