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황어체육관, 소음 피해 민원
타격소리·안내방송 그대로 들려
계양구 "스피커 대신 득점기 배부"


인천 계양구 장기동 주민들이 주택가 내 체육시설로 인한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야외 체육시설인 게이트볼장과 인근 빌라와의 거리가 약 10m밖에 되지 않는 까닭인데, 계양구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계양구에 따르면 최근 구에 장기동 장기황어체육관으로 인해 소음피해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주민 민원이 제기됐다.

2017년 3월 준공한 장기황어체육관은 장기동 3 일대 부지면적 2천400여㎡의 공공체육시설로, 배드민턴장과 탁구장이 있는 실내체육시설과 게이트볼장 등의 실외체육시설로 구성돼 있다.

문제가 된 건 야외에 있는 게이트볼장이다. 게이트볼은 종목 특성상 스틱으로 합성수지 재질의 '볼'을 쳐야 하는 경기인데, 타격 때 발생하는 소리가 인근 주택가로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다.

특히 장기황어체육관은 빌라가 밀집한 주거 단지에 있어 주민들의 소음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구조다. 게이트볼장과 인근 빌라는 폭 약 10m의 이면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계양구에는 모두 17곳의 공공체육시설이 있다. 실외체육시설 9곳과 실내체육시설 8곳이다.

구는 이중 주택가 인근에 있는 실외체육시설이 장기황어체육관과 효성체육시설 등 2곳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게이트볼장 등이 있는 효성체육시설은 인근 아파트 단지와 직선거리로 50m가량 떨어져 있어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곳은 장기황어체육관이 사실상 유일하다.

10년 전부터 장기동에 거주하고 있다는 A(41·여)씨는 "예전에는 오전 8~9시부터 어르신들이 게이트볼을 치면서 공을 타격하는 소리와 안내방송 소리가 들렸다"며 "게이트볼을 즐기는 게 주로 지역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주변 주민들에 대한 소음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중단됐던 장기황어체육관은 지난달 27일 다시 문을 열었다.

계양구 관계자는 "게이트볼장 이용객들이 자체적으로 스피커를 활용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있던 것으로 보고 스피커를 쓰지 않는 대신 구에서 개인별 득점기를 배부하기로 했다"며 "공을 타격하는 소리까지는 제재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소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