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시에는 해마다 4만 마리의 철새가 날아든다.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부터 화수리 일대 갯벌을 통칭하는 화성 습지는 멸종 위기종을 포함한 4만여 마리의 철새가 서식하는 곳으로, 2018년 EAAFP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중 저어새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번식하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으로 천연기념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한다는 공통점을 지닌 두 지자체는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두고 수년 전부터 다툼 중이다. '군공항이전협력국'·'군공항이전대응담당관'이라는 조직을 각각 두고 한쪽에서는 군공항을 밀어내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막아내려는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전 정부에서 추진된 수원군공항 이전사업은 지난 2017년 예비이전 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가 선정될 때만 해도 속도가 붙는 듯했다. 하지만 화성시의 강력 반발로 사실상 무산되고, 지역 갈등 요인으로만 남은 상태다.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는 급격한 도시화로 소음 문제를 안고 있는 수원시와 경기만을 보호함은 물론 그린뉴딜의 거점으로 삼아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화성시간의 이해 충돌문제다. 수원시가 청개구리만큼 철새보호도 소중히 여기고, 화성시가 화성시민들도 고통을 호소하는 소음피해를 함께 인정한다면 제3의 길은 생각보다 쉽게 열릴 수도 있다.
/김태성 지역사회부(화성) 차장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