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창지하차도 인근 3차선 뒤덮어
출근시간대 차량통행 5시간 정체
최근 유출사고 지점서 '불과 20m'
비 피해 되풀이 "관리 소홀" 지적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구간(인천김포고속도로)에서 비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3년 전에는 개통 넉 달 만에 북항터널이 빗물에 잠겼는데 최근에는 토사가 잇따라 도로 위로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관리 주체인 인천김포고속도로(주)의 관리가 소홀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1일 오전 5시 9분께 인천김포고속도로 원창지하차도 인근 김포방면 도로 두 곳에서 주변 토사가 도로 위로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토사가 편도 3차선 도로의 모든 차선 위로 흘러내리면서 출근 시간대 김포 방면 차량 통행이 5시간가량 정체됐다.
경찰은 차량의 북항터널 진입을 차단해 다른 도로로 우회하도록 하는 한편 1개 차로를 먼저 확보해 터널에 진입한 차량을 빼냈다. 오전 10시께 3개 차선 중 2개 차선에 대한 통행이 재개됐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곳은 지난 9일 토사 유출 사고가 발생했던 지점과 불과 2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사실상 같은 경사면이다. 지난 9일에도 인천김포고속도로 원창지하차도 인근에서 토사가 3개 차선 중 2개 차선 위로 쏟아지면서 관계 당국이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인천김포고속도로의 비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관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주된 이유다. 이 도로는 지난 2017년 3월 개통했는데 개통 후 4개월 만인 7월 23일, 북항터널이 빗물에 잠기면서 6일간 도로가 통제되는 일이 있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이 사고는 폭우에 더해 미흡한 터널 운영·관리, 계획과 다른 외부 빗물의 터널 유입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는 "공사과정에서도 설계의 적정성, 현지 여건 변화 등에 대한 조사·검토가 미흡해 배수 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관리 주체인 인천김포고속도로(주)는 이때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지난 9일 토사 유출 사고를 목격한 황모(37)씨는 "한 곳에서 흙이 쏟아졌다면 같은 경사면에 있는 흙은 이미 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내가 그 옆을 지날 때 흙이 쏟아졌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인천김포고속도로(주) 관계자는 "지난 사고 이후 방수 천막을 설치해 빗물이 흙으로 스며들지 못하도록 조치했는데, 11일은 방수 천막을 설치하지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며 "일대 경사면에 대해 안전 점검을 진행한 후 결과에 따른 안전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