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벤처 테슬라, 日 토요타 시총 추월
국내 ICT 5위안엔 '네이버·카카오'
3만4천여 기업이 66만7천여명 고용
대기업뿐 아니라 '경제 기둥' 역할
글로벌 경쟁·디지털 혁신 응원하자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관점을 달리 하면 새로운 사실을 볼 수 있다. 지난 2013년 가을 "우리나라 부모님의 50%는 아직도 창업을 반대한다"는 내용을 한 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바 있고, 이 내용은 많은 언론에 기사화됐었다. 당시에 필자는 '설마'하는 마음이었다. 왜 그랬냐 하면 그 이야기를 거꾸로 보면 부모님들의 반은 창업을 찬성한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정말 그럴까?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니 부모의 49.8%는 창업에 찬성한다고 한다. 반갑고도 놀라운 소식이었다.

지난 7월 초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벤처기업인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자동차 거대기업 토요타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지난 7월1일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 시총은 2천75억 달러인 반면 토요타는 2천25억 달러였다. 토요타가 어떤 회사인가?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으로 화려하게 부활하기 전까지 모든 혁신의 대명사였던 기업이다. 지금도 'Just in Time, Lean' 경영, 품질조, 지속적인 개선 등 경영혁신 활동, 품질관리의 모범기업이다. 그리고 여전히 자동차 생산량 1위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세계 최고 기업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테슬라는 최근 모델3를 생산하면서 대중적인 전기 승용차를 공급하고 있지만 아직 생산량이 수요를 못 맞추는 상황이다. 또 완성차로서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시장은 테슬라와 토요타를 같은 자동차회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스마트폰과 기존 핸드폰, 아마존과 월마트 보듯이 차별화된 회사로 관점을 달리해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대기업이 경제 성장의 주요 역할을 수행함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벤처기업에서 성장한 기업들의 활약도 빛나고 있다. 최근 전경련은 국내 ICT 시총 5위 기업과 미국, 중국의 ICT 시총 5위 기업을 비교한 바 있다. 즉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네이버·LG화학·카카오, 미국의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구글 모회사)·페이스북, 중국의 알리바바·텐센트·징둥닷컴 등의 시가총액 합계를 분석한 것으로 "미국 5개 기업 시가총액의 합이 8천92조원으로 국내 5개 기업 시총 합계 530조원의 15배를 초과"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직 우리 기업들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며 더 성장해야할 것이고 모두가 응원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국내 ICT 시총 5위안에 네이버와 카카오가 포함되어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어떨까? 1위에서 10위까지 기업 중 네이버·셀트리온·카카오 등 벤처기업 3개 사가 자리를 잡고 있다. 기존의 대기업뿐 아니라, 새로운 벤처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고용 측면에서도 벤처기업의 성과가 돋보인다. 국내 벤처기업 3만4천여 개사의 상반기 고용동향을 전수조사한 결과, 66만7천여 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4대 대기업인 삼성·현대차·LG·SK의 상시 근로자 69만여 명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전체 벤처기업 3만7천개사 중 3천485개사가 정보공개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시, 전체 벤처기업의 고용인원은 약 73만명(벤처기업 평균 고용인원 19.6명을 반영)으로 4대 대기업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 벤처기업은 코로나19로 어려웠던 금년 상반기에도 1만명 이상 일자리를 창출해 일자리 증가의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하겠다.

지금도 테슬라·네이버·카카오를 꿈꾸는 많은 벤처기업과 스타트업들은 땀과 열정을 쏟고 있다. 나무의 씨앗을 보고는 그 나무가 얼마나 크게 성장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미 성장한 아름드리 나무가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씨앗과 묘목을 통해서 숲을 변화시켜 볼 수 있다. 벤처기업, 스타트업에게 관심을 돌리고, 응원을 해보자. 그들의 꿈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