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여객터미널 공모 조건 완화불구
매출 연동 영업료 방식 반영 안돼
"고정비용 탓 1년이상 손해 예상"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임대료 인하 등 완화된 조건을 제시하며 공모 절차를 다시 시작했지만, 사업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번 공모 조건대로 면세점을 운영하면 일정 기간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게 사업자들의 얘기다.

12일 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내년 3월부터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을 운영할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공모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올해 1월 공모를 진행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업자 대부분이 계약을 포기했다.

그러자 최근 사업자에 유리한 조건으로 입찰 공고를 다시 냈다. 이번 공모에는 임대료 예정가(최저수용가능금액) 30% 인하, 여객 수요 회복(지난해의 60%) 때까지 영업료(매출액×품목별 영업요율)만 납부 등의 조건이 담겼다.

면세점 업계는 "올 1월 공모보다 나아졌지만 환영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언제 회복될지 모르기 때문에 일정 기간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면세점 업계는 '매출과 연동한 영업료'만 내는 방식을 지속해서 주장해왔다.

한국공항공사는 모든 면세점에 이 방식을 도입했고,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도 매출 연동 영업료만 납부하고 있다. 이 방식은 매출이 감소하면 이와 비례해 임대료도 낮아지기 때문에 사업자 부담이 적다. 매출이 증가하면 인천공항공사의 임대료 수익도 늘어나기 때문에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A면세점 관계자는 "여객이 지난해 60% 수준으로 올라올 때까지 영업료만 납부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고정 비용이 있기 때문에 지난해 대비 40~50%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적자가 예상된다"고 했다.

또 "최악에는 1년 이상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출 연동 영업료 납부 방식이 가장 좋은 방안인데, 이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B면세점 관계자는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전보다 나아진 조건인 것은 확실하지만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인터넷 면세점 등이 활성화되면서 공항 면세점이 가지는 이점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여객 수요가 언제 회복될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조심스러운 점"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내달 7~14일 입찰 참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내년 3월부터 5년간 면세점을 운영하며 5년 연장할 수 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