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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창업때부터 유수 연구기관과 손잡으며 '한우물'… 2012년엔 분자진단 원천기술 확보
DLP·MANSA 활용 3~4개 유전자 변이 동시 확인 '획기적' 암종별 분석 제품 인허가 준비도
코로나 확산 되자 관련 개발 착수… '10~15분만에 판단·하루 1920명 검사' 기존보다 5배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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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 세계는 그야말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패닉에 빠졌다.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떠오른 분야가 있다. 바로 바이오 산업이다.

지난 봄, 세계가 주목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의료진 감염 우려 없이 검사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 진료소였고 또 다른 하나는 하루 만에 양성 유무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우수한 '진단키트'였다.

판교에 있는 '다이오진'은 바로 이 진단키트에 두각을 나타내는 기술 중심 기업이다.

지난 3월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난 14일 기준으로 전 세계 누적 확진자가 2천1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0일 누적 확진자 2천만명을 넘어선 지 불과 나흘 만에 100만명이 늘 정도로 확산세는 무시무시하다. 이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도 75만명으로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지금처럼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를 가리지 않고 질병이 만연한 팬데믹 상황에선 저렴한 가격의 효율적인 진단키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제·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바로 조기진단이기 때문이다.

다이오진 판교 사옥
암 진단 키트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한 다이오진 판교 사옥. /다이오진 제공

다이오진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심각한 상황이라는 판단 아래, 진단키트 개발을 서둘러 개발계획·임상시험·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 모든 과정에 소요된 기간은 단 한 달에 불과했다. 다이오진이 지난 10년 동안 쌓아올린 분자진단 기술력이 없었다면 요원한 일이었을 것이다.

기존의 검사방식을 사용하면 장비 1대로 1시간에 48명, 하루 8시간 기준으로 모두 384명밖에 진단하지 못한다. 반면 다이오진이 개발한 새로운 키트는 1시간에 240명, 하루 8시간 기준 1천920명까지 진단이 가능하다.

놀라운 점은 무증상이거나 바이러스가 극히 미약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0~15분 만에 확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시간당 진단 수만 비교해도 기존 방식보다 5배가 효율적인 셈이다. 검사시간도 기존 방식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이를 통해 검사 후 수검자가 불안에 떠는 시간도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분자진단에 필요한 진단장비는 워낙 고가여서 개발도상국과 같은 가난한 국가에선 도입하는데 무리가 따르는데, 다이오진은 저개발국가에 진단에 필요한 시약을 독점 공급하는 형태로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기술을 무상 이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방역이 열악한 국가에서의 코로나19 확대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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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오진의 종양 유전자 검사 시약.

다이오진은 코로나19 외에 자궁경부암(HPV), 성 매개 관련 질환(STD), 뇌수막염(meningitis), 패혈증(sepsis), 지카바이러스, 뎅기열, 말라리아 진단키트, 호흡기 바이러스 및 세균에 의한 질환을 진단하는 폐렴 원인균 진단키트, 검체를 채취하기 위한 검체 채취 키트, 유전자를 추출하기 위한 유전자 추출키트도 보유하고 있다.

중중합효소연쇄반응, 동시다중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 실시간 등온유전자증폭반응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종전의 프라이머 기술은 하나의 형광으로 1개의 목표 유전자만 검출이 가능하다.

바이오진은 프라이머 기술을 혁신해 하나의 키트에서 40종의 유전자 변이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 기술 '동시다중유전자 증폭기술'(DLP·Dumbell Like Primier)을 개발해 냈다.

이를 바탕으로 고도로 민감하고 특수성을 가진 두번째 핵심기술, '시그널 증폭 기술'(MANSA·Multiplex Amplication Nested Signal Amplification)을 확장시켰다.

현재까지 대다수의 분석기법과 달리 DLP, MANSA 기술을 토대로 하면 하나의 형광에서 3~4개의 유전자 변이를 확인할 수 있어 획기적인 분자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MANSA 기술은 판독이 명확해 본래 음성이어야 할 검사결과가 잘못되어 양성으로 나온 경우인 '위양성'(false positive) 시그널을 완벽하게 억제한다. 위양성과 재검으로 이어지는 노이즈 시그널(noise signal)이 근본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또 이 기술을 활용하면 1대의 장비로 2시간 이내에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성매개 감염·전립선 원인균·결핵·폐렴 원인균 등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암환자의 체액(혈액·타액·모근·소변)을 채취해 유전자 변이를 검사하는 '액체 생검'도 가능하다. 다양한 종류의 체액에서 동시에 핵산을 추출하고 각종 암 유전자의 변이, 발현, 메틸화 정도를 하나의 분석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다이오진은 암종별 분석 키트 인허가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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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식 다이오진 대표.

지난 2009년 4월 닻을 올린 다이오진은 10년가량 진단분야만 한 우물을 파 온 기업이다. 2012년 분자진단 원천기술을 개발했고 이후 수많은 관련 특허와 유수의 연구기관과 연구 협약을 맺어왔다.

임성식 다이오진 대표는 "다이오진은 유전자 진단 기반기술의 세계적인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온 직원이 불철주야 노력하는 회사다. '독자적인 다중 분자진단'과 '동시다중 실시간 분자진단'이 회사의 비전"이라면서 "독창적인 프라이머 제조 기술을 가지고 있고, 원천 소재와 응용 기술 모두에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암 진단 분야에서 다이오진의 기술력은 글로벌 진단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을 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에 가까웠다고 자부한다. 그간 확보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정확한 진단제품을 계속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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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품들을 의료 현장에 공급함으로써 인류 복지에 이바지하는 게 다이오진의 사명이다. 다이오진의 성장을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