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지난해의 25% 수준 급감
면세점·호텔 등 영종도 경제 타격
대한·아시아나 '화물영업' 흑자로
"성공 방역모델… 타국보다 유리"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2천만명을 넘었고, 7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항공산업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는 최근 보고서에서 항공산업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시기를 2024년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회복 시기가 2024년보다 늦어질 수 있다.
IATA는 미국 등 세계 주요 국가의 국경 폐쇄가 장기화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IATA는 "항공 수요의 한 축을 담당하는 상용(출장) 수요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코로나19 여파로 재정 상태가 어려워진 회사들의 출장 예산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IATA는 올해 전 세계 민간 항공업계 매출이 지난해(8천390억 달러) 절반 수준인 4천19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우려했다. 손실액은 843억 달러(약 100조원)로 예상했다. 항공 수요 급감에 따른 영향이다. 내년에는 손실액이 160억 달러에 달하는 등 민간 항공업계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항공 수요 급감은 인천국제공항에 직격타가 됐다. 올해 인천공항 국제선 하루 평균 여객은 지난해 대비 3%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제선이 인천공항 전체 노선의 약 99%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3일까지 인천공항 이용객은 1천97만8천392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천452만6천626명)보다 75% 감소한 수치다.
인천공항 이용객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지난 3월7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후 급격하게 감소했다. 3월29일부터 하루 이용객이 1만명을 넘지 못했고, 5월26일엔 역대 최저치(2천606명)를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이 6월부터 국제선 운항을 일부 재개했지만, 여객 회복 속도는 더디다.
인천공항의 위기는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손님의 발길이 끊겼고, 기업이 면세사업권을 포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 지역 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영종도 지역 호텔 등 상업시설은 경영난을 겪고 있다. 국내 최초 카지노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는 외국인 입국이 제한되면서 지난해 대비 8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상황이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영업에 공격적으로 나서 올 2분기 각각 1천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다. 전 세계 항공사 중 올 2분기에 흑자를 낸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한국항공대 허희영 교수는 "항공업계의 위기는 당분간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는 성공적 방역 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에서 다른 나라보다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위기가 전화위복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