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 '공항 시스템' 선도 방침
4단계 건설계획 일부 변경 검토중
업계 '항공화물' 영업 강화 중점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달 초 '스마트 방역 프로젝트 팀'을 신설했다. 승객들의 안전한 여행을 보장하는 방역 모델을 제시하고, 위생·안전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 팀은 '스마트 방역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인천공항 전체를 아우르는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인천공항공사 최민아 기획조정실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공항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과거 신속성과 편리함, 즐거움 등이 공항의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였다면 이제는 '청정과 방역'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는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항공산업은 변화의 폭이 클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공사는 이 변화를 활용해 전 세계 공항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억제한 성공적 방역 시스템을 인천공항에 적용하고, 이를 체계화한 '방역 기준'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최민아 실장은 "인천공항이 일궈온 방역 성과를 바탕으로 공항 방역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며 "인천공항뿐 아니라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국내 항공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4단계 건설사업'(제2여객터미널 확장 등) 계획 일부를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공간의 중요성'이 커졌다. 철저한 방역을 위해선 기존 계획보다 더 넓은 공간으로 설계해야 하는 것이다.
항공업계도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급감한 항공 여객 수는 당분간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종식해도 해외여행에 대한 불안감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공사 공항산업기술연구원이 올해 5월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는 변화한 인식을 잘 보여준다. '공항 지역 내 감염 발생 우려가 높은 장소'를 물은 질문에 '항공기 기내'(65.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항공기는 좁은 공간에 여러 사람이 밀집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첫 취항을 준비하는 항공사 '에어프레미아'는 5월28일부터 6월3일까지 25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우리는 어떻게 달라질까요?'라는 질문에 '개인 위생 및 방역에 대한 관심 확대'라는 응답이 58.2%로 가장 많았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안심과 청정', '화물 영업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더 편안하게", "더 싸게"를 외치며 '더 많은' 승객을 유치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제는 '안심과 청정'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 화물 운송사업의 중요성이 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사태에도 올 2분기 1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항공 화물 수송'이 꼽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항공사들이) 여객과 화물 모두를 아우르는 네트워크와 장비를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에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 항공 화물 부문에 대한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화하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 인근에서 진행하는 '인스파이어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립사업도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개장 시기를 늦췄다. 사업시행자는 설계 일부를 변경하는 등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고민 중이다. 코로나19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시점에 와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