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장점 '자연' 활용한 교육과정 빛나
전학 문의 이어 실제전입 50여명 '이례적'
주거지 못 구해 발길 돌린 사례도 줄이어
환경교육·공동체 체험 'ECO 스쿨' 눈길

김동래 강화교육지원청 교육장
김동래 강화교육지원청 교육장
강화 지역의 초등학교 21개교(분교 1 포함) 중 6개교, 중학교 9개교 중 4개교가 50명 이하의 극소규모 학교다. 늘 폐교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었고, 지난 2019년 난정초등학교의 폐교는 강화지역 소규모 학교에 정상적 학교운영의 어려움이 지속할 것이란 위기감을 가져왔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다는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었기에 작은 학교의 미래 문제는 강화교육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가장 심각한 난제였다.

2019년 부임 이후 강화 관내 작은 학교를 대상으로 농촌 지역의 장점을 살린 자연과 함께하는 계절학교 등 '작은 학교 살리기, 빛깔 살린 탄탄한 교육과정'을 운영·지원해왔다. 그리고 이런 노력이 최근에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작은 학교에 '반가운' 민원 전화가 늘고 있다는 현장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강화 지역 학교로 전학을 하고 싶은데, 여러 가지가 궁금해요"란 학부모의 전입 문의가 늘며 실제 전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코로나19의 어려움을 참작했을 때, 실제 전입 학생이 50여 명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도 놀라운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내가초등학교의 사례는 감동적이다. 내가초는 고주희 교장 선생님의 리더십 아래 모든 선생님의 열정과 헌신으로 '함께 배우고 나누며 꿈을 키우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있다. 농어촌 지역 작은 학교에 다니더라도 정상화된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 개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기초학력을 기르고,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다양한 교육활동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이 준 환경 속에서, 마을의 색깔을 잘 살려낸 차별화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지원받는 아이들은 시나브로 인문학적 상상력을 길러가는 중이다.

그 결과 올해 3월만 해도 전교생이 38명이었는데, 7월까지 15명의 학생이 늘고 대기자도 4명이나 있을 정도로 '가고 싶고, 보내고 싶은 학교'로 변화했다. 내가저수지 인근 펜션에서 6개월을 버티며, 강화읍내로 이사해 내가초에 입학시킨 학부모의 사례도 신선하다. 인천 시내에서 전입 문의를 했으나 주거지를 구하지 못해 전입을 포기한 사례도 벌써 올해만 3건이다.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내가초 교장 선생님과 학교 선생님들은 'ECO 스쿨'이란 계절학교를 운영 중이다. 이는 작은학교 살리기와 더불어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미래교육으로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선도적으로 교육과정 속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7월 말 5일간 총 36시간으로 진행된 '여름 ECO 계절학교'는 '사제동행 체육활동'으로 마음 열기를 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업사이클링 활동'으로 환경의식을 높인 다음, 인근 마을인 '국화리 팜랜드' 체험으로 마을공동체의 체험을 진행했고 이 모든 과정에 학부모들이 동행하며 필요에 따라 지원자로서, 때로는 교육자로서 맡겨진 역할을 수행했다.

내가초 학생들은 계절마다 변화하는 색깔과 그 속에 담긴 삶을 이해하며 각자의 결대로 성장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러한 성공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관내 작은 학교들의 현안을 들여다보고 핀셋 지원을 적시에 해야 할 의무감을 느끼는 것은 교육자로서의 본성이 아닐까.

포스트 코로나로 변화될 미래교육의 모습을 내가초가 열어가고 있다. 지구촌의 앞날을 위한 환경교육, 마을교육 공동체가 만들어가는 작은학교, 강화교육장 부임 인사로 선포하였던 '청정 교육도시 강화', '학교폭력 제로', '안전사고 제로', '기초학력 부진 제로'에 더해 '코로나 제로'가 그것이다.

초임 교사 시절 듣던 강원도 산골 학교에서 해질 녘까지 아이들의 재잘대며 노는 소리가, 강화 지역의 작은 학교 운동장에서, 마을 골목길에서 들리기를 오늘도 꿈꾸고 있다.

/김동래 강화교육지원청 교육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