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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재 인천본사 문체부 차장
꺼져가던 불씨가 살아났다.

강등 위기에 놓인 프로축구 K리그1 시민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가 감격의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늦어진 올 시즌 16경기 만에 얻은 '1승'이었다.

역대 가장 혹독한 시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천은 지난달 창단 이후 최다인 8연패의 수렁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K리그1에서는 강원(2013년)과 대전(2015년), 그리고 인천(2020년)이 당한 8연패가 최다 연패 기록이다.

당시 선수들의 형편 없는 경기력에 홈 팬들은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오죽하면 인천 팬이라는 것이 부끄럽다는 하소연까지 나왔을까.

인천은 시즌 초반부터 주전급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고전했다.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는 흐트러진 전열을 가다듬지도 못했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임완섭 전 감독이 부임한 지 4개월 만에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선수단을 뒷받침해야 할 구단 사무국은 무능력했다. 임 감독의 후임으로 투병 중인 유상철 전 감독(명예감독)을 다시 영입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새 사령탑으로 낙점한 이임생 전 수원 삼성 감독과의 협상은 최종 계약 단계에서 갑작스레 결렬됐다.

이 과정에서 전달수 구단 대표이사와 견해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이천수 구단 전력강화실장이 돌연 사퇴했고, 전 대표마저도 본인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인 셈이다.

전 대표이사가 남아서 올 시즌을 마무리하든, 아니면 인적 쇄신 차원에서 새 대표이사를 앉히든, 그것도 아니면 인천시의 지원 아래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든 해서 구단 사무국이 조속히 안정화되길 바란다.

간신히 되살아난 불씨를 꺼뜨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체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