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自畵自讚)은 자신이 한 일을 자기 스스로 칭찬하는 것을 이르는 한자성어다. 자기가 그린 그림을 자신이 스스로 칭찬한다는 뜻이다. 자기가 말하고 스스로 잘했다고 칭찬한다는 자화자찬(自話自讚)으로 아는 경우가 있다. 중국의 유명 서화를 보면 쓰거나 그린 사람의 낙관이 아닌 소유자의 낙관을 볼 수 있다. 황제나 유명인사의 낙관이 많으면 가격을 후하게 쳐준다고 한다. 그림의 여백(餘白)에 칭송하는 글을 써넣는 데 이를 찬(讚)이라 한다. 따라서 자화자찬은 스스로 자기 얼굴을 그리고 자기 업적을 자랑삼아 얼굴 두껍게 썼다는 의미로 쓰이게 됐다. 겸손이나 겸양과는 정반대인 개념이다.
코로나 19와 관련,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재정 투입으로 가장 선방하는 성과를 올린 나라'로 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국가채무 급증 현상을 강력하게 옹호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면서다. 그는 급증하는 국가채무와 관련해서는 "OECD 회원국들의 평균 비중 110%에 비하면 약 3분의 1(43.5%)로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재정 여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했다. 원고지 22장 분량의 글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여러 재정투입 사례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반성하는 내용을 담지 않았다. '또다시 자화자찬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부동산) 정책은 종합적으로 다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집값 논란이 많은데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의원 질의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역시 자화자찬이라는 말이 나왔다.
자신감으로 충만한 마음을 갖는 것이 꼭 나쁘지는 않다. 다만 다른 사람을 보잘것없이 여기거나 자아도취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나 실수마저 합리화해 자기 혼자만의 생각으로 결정하는 독단(獨斷)으로 흐를 수 있다.
정부 고위 인사 가운데 자찬론자가 여럿 보인다.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말과 행동으로 빈축을 사기 일쑤다. 자기 자랑은 꼴불견이다. 공인(公人)의 자아도취는 정책의 독선을 낳는다. 이로 인한 참담한 역사는 굳이 열거할 필요조차 없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