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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차장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불문율(不文律) 논란이 일었다. 경기 후반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홈런을 친 타자를 향해 야구의 불문율을 어겼다며 상대 팀은 곧바로 빈볼을 던져 응수했다. 경기 후 상대 팀 감독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고, 같은 팀 감독조차 당시 타자에게 그냥 공을 지켜보라는 사인을 냈다. 타자는 자신이 타석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물을 냈음에도 박수는커녕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불문율은 명문화되진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합의된 규칙을 뜻한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상식과 판단에 근거한다.

최근 군포시의회 소속 한 기초의원이 관내 개발사업에 가담해 결국 의회에서 제명된 일이 발생했다. 해당 의원은 1년 전에도 법무사 자격으로 군포시로부터 등기업무를 대행, 수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해 제명된 바 있다. 이후 법원은 지방자치법 위반 혐의는 인정되지만 제명은 과하다며 제명 조치를 취소했다. 의회에 복귀는 했지만 해당 의원은 법원이 손을 들어준 지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2번째 제명을 당하는 오점을 남겼다.

두 번 제명의 공통적 배경은 기초의원으로서의 직위와 권한을 남용한 부분이다. 금전 거래상 문제가 있었는지, 사기 혐의가 인정되는지 등은 수사기관에서 검증할 일이다. 해당 의원은 작년처럼 또 다시 제명 징계에 관한 무효 소송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소 건에 대한 법적 시비가 가려진 뒤 잘못이 있으면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

시의원은 시민의 손에 의해 뽑힌 선출직 공직자다. 그렇기 때문에 행동에 상당 부분 제약이 뒤따른다. 해당 의원은 공직자가 지켜야 할 수많은 불문율은 무시한 채 법의 영역만 운운하고 있다. 법의 테두리만 피할 수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설령 법망을 피한다 해도 그것으로 면죄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차장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