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몰아닥친 코로나 사태
70억 인류 17조 와트 에너지 사용
화석연료·난개발 온난화 악순환
2047년 파멸적인 기상이변 '경고'
엄마들 탈핵·탈소비 나서야 할때


윤승혜(인천환경운동연합 에코맘 활동가)
윤승혜 인천환경운동연합 에코맘 활동가
2020년은 나의 가족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최악의 해다. 새해부터 몰아닥친 중국발 코로나19의 확산은 인간의 속도를 앞질러 전파되었고, 곧바로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였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첫째 아이는 두 달 전부터 새로 장만한 가방과 옷을 걸어만 두고 입학식도 못한 채 3월이 사라졌다.

첫째 아이의 1학년 1학기는 코로나 뉴스와 마스크 불안으로 시작되어 학교 교실의 책상, 친구들의 왁자지껄한 실제의 공간과 시간을 상실한 채 디지털이라는 도구로 유령처럼, 짤방처럼 지나가 버렸다. 일주일 넘게 비가 내리는 창가를 바라보며 "엄마, 장맛비가 엄청 많이 온다. 그치?"하고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이야기하는 첫째에게 "이건 장마가 아니야, 기후위기야"라고 얘기할 수 없었다.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에 여기저기 자료를 뒤져보았다. 2020년 우리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의 인구는 70억명이 넘었으며, 1950년에서 2010년 사이 인구는 거의 3배 증가했고 담수 사용량도 3배 이상, 에너지 사용량은 4배, 비료 사용량은 10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오늘날 인류는 약 2천800억개의 전구를 밝힐 수 있는 에너지인 17조 와트를 사용한다고 한다. 풍요라는 이름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양을 소비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많은 에너지와 물을 소비하고 있으니 지구 생태계가 온전할 리 없는 것이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화석연료의 과용은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지구 온난화 1.5도를 지키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음을 여러 연구자들이 호소하고 있는데,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은 아무도 관심이 없다. 사람도 체온이 정상에서 1도가 넘으면 미열이 발생하고 1.5도를 넘으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4도를 넘으면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지구도 마찬가지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 1도 상승으로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극단적인 날씨는 기후위기의 징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보다 0.5도 상승하면 극단적인 날씨 현상은 언제나 세계 모든 곳에서 발생할 것이다.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논문들을 보면 1860년에서 2005년 사이 세계의 기후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47년 쯤에는 지구온난화가 심해져서 기후 이변이 한계선을 넘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앞으로 27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간이다.

지금도 이렇게 기후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때가 된다면 아마 인류가 생존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안에 상황을 바꾸어 놓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의 생존은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인가? 자료를 찾을수록, 보고서들을 읽어볼수록 경악스럽고, 고통스러웠다.

지구 붕괴 마지노선 지구온난화 1.5도를 지키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10년 내 온실가스를 절반으로 감축해야 한다. 그러려면 올해부터 매년 7.6%씩 감축해야 한다(2019 UN온실가스배출격차보고서)고 한다. 지금은 위기 상황이다. 정부는 석탄발전소를 줄여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라는 삼성이 석탄에 투자를 한다고 한다.

이런 기업이 승승장구한다면 지구에서 인간의 시간은 2047년에 멈출 것이다.

기후위기의 주범인 석탄발전과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며 무한 성장하고 있는 산업을 멈춰 세우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보장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며칠을 지새우며 여러 자료를 찾으면서 느낀 위기감과 공포가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었다.

탐욕으로 무한 증식하고 있는 자본주의라는 괴물을 무너뜨리지 않는다면 지구 붕괴 마지노선 지구온난화에 의한 인류의 파멸은 자명한 팩트였다. 많은 것을 만들고 많은 것을 내다 버린다면 지구의 기후위기는 극복할 수 없다. 지금 당장 탈핵, 탈석탄, 탈생산, 탈소비 운동이 실천되어야 한다. 인천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과 함께 나서야 함을 절감한다.

/윤승혜 인천환경운동연합 에코맘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