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준비 허용인원 20명보다 적어
마스크 미착용·2명 이상 찬송 등…
인천지역 4074곳 중 378곳이 위반


교회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속출하면서 정부와 인천시가 주말 대면 예배를 금지했지만, 일부 교회에서는 여전히 예배를 강행했다. 심지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예배를 보는 등 방역 수칙을 어기는 모습도 목격됐다.

23일 오전 11시께 부평구의 A 교회. 16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예배당에서 신도와 교회 관계자 등 10명이 예배를 보고 있었다. 일부 신도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설교 후 다 같이 찬송가를 부르기도 했다.

비대면 온라인 예배 준비를 위해 20명에 한해 교회에 모이는 것이 허용되지만, 소형교회라는 이유로 대면 예배를 강행한 것이다. 이 교회 관계자는 "소형교회는 방송 준비를 할 여력도 없고 만에 하나 방송을 해도 준비 인원만 최소 5명이 필요한데, 그렇게 진행을 하나 신도 8명과 현장 예배를 하나 다를 게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미추홀구의 B 대형교회에서는 비대면 예배 중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발생했다.


온라인 예배 중 성가대 9명이 찬송가를 부르고 한 명은 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았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것이다. 정부 방역 수칙에 따라 지난 22일부터 모든 교회에서의 2명 이상 찬송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이 교회 측은 "찬송 기준까지 있는 줄은 몰랐다"며 "갑자기 경찰이 성전에 들어와 사진을 찍어 매우 당황스럽고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시가 시·군·구 공무원 1천548명을 투입해 인천지역 교회 4천74곳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벌인 결과, 378곳이 대면 예배를 강행하거나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이들 교회에 행정지도를 하고, 향후 재발 시 집합금지명령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특히 100인 이하 소형 교회 중 상당수는 공동주택 등 가정집이나 상가 지하 등 환기가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 위치한 데다가 예배 후 소모임이나 식사 등을 하는 경우도 있어 집단 감염 우려가 큰 실정이다.

이날 기준 28명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부평구 갈릴리장로교회의 경우, 예배가 있던 지난 16일 목사가 마스크를 벗고 설교를 했으며, 18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한 남동구의 열매맺는교회 역시 예배 후 식사, 소모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윤설아·유창수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