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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동 주민들, 직접 계획수립 공동체프로그램 도입
4대 하천 수생태계 보전·복원에도 구성원들 참여
'행리단길 조성' 행궁동 등 구도심 활성화 사업 진행
창업·사회적경제 기업 지원 '경제분야 센터'도 운영
7개 사업부서·2개 지원부서 중복방지·효율성 높여
마을사랑방은 주거복지·스타트업 컨설팅 등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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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정형화된 물체가 아니다. 발생하고 성장하고 발전하다가 어느샌가 쇠락의 길을 걷게 되는 생명체와 같다. 이처럼 살아 움직이는 도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수원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난 2016년 설립된 곳이 있다.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다.

도시문제와 관련된 통합형 재단이 설립된 것은 전국 최초였다.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정책목표로 삼았던 수원시는 재단의 명칭에 '지속가능'이라는 용어를 명시했으며, 도시재단은 '지속가능 도시 수원을 만드는 시민의 벗, 도시재단'이라는 비전을 선포하며 활동의 방향성을 설정했다.

도시재단은 복잡하고 다양한 도시문제에 대해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의 내실을 다졌다.

'공동체'가 삶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사업과 '도시'의 거점을 중심으로 한 사업,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사업이 주요 뼈대였다. 이후 3년여간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 구축한 수원형 지역공동체사업의 성과를 짚어본다. → 편집자 주

■ 공동체 스스로 시민의 삶을 그린다

도시생활의 주인인 주민이 마을의 계획을 직접 수립하면 마을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이런 물음에 답을 주는 사례가 수원시 영화동에 있다.

영화동은 지난 2018년부터 지속가능도시재단 마을르네상스센터의 지원을 받아 마을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며 마을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 왔다.

12회에 달하는 워크숍을 통해 마을의 현황을 조사하고 주민의 의견과 잠재력을 분석해 '알콩달콩 소통하는 영화마을'이라는 비전을 만들었다. 이를 위해 영화동문화센터와 영화어린이공원을 거점으로 공동체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골목길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구체적인 과제로 설정됐다.

주민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도시재단의 도움을 받아 정부(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소규모 재생사업 공모에 도전했으며, 1억9천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덕분에 영화동 문화센터를 리모델링해 집수리지원 거점공간으로 만들었고, 마을미디어를 운영하고, 아이돌봄 교사를 양성하는 등 다양한 공동체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며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마을르네상스센터는 영화동 외에 서둔동과 행궁동에서도 마을계획수립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생활권 단위의 주민주체를 지원하고 있다.

물환경센터는 시민을 중심으로 한 물환경관리에 힘쓰고 있다. 수원천과 서호천, 원천리천, 황구지천 등 수원지역 4대 하천의 수생태계를 조사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보전과 복원까지 지역공동체가 주체로 참여하는 사업들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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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비전 선포식 당시 염태영 수원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 낙후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행궁동, 매산동, 세류동, 연무동, 경기도청 주변 등은 수원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성황을 누리던 지역이다. 그러나 도시가 외곽으로 확장하면서 '구도심'이 된 지금은 재생사업이 필요해졌다. 이 과정에서 도시재단의 도시재생지원센터는 현장에 거점센터를 마련해 주민의 역량 강화를 지원했다.

수원지역에서 최초로 진행한 행궁동 도시재생사업의 현장지원센터는 2016년부터 시작됐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품은 행궁동은 물리적 재개발이 어려운 만큼 주민 중심으로 문화예술과 마을경제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주민간 소통의 윤활유 역할을 한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주민들이 만든 아기자기한 골목길은 '행리단길'이라는 관광자원을 만들어내는 성과로 이어졌다.

경기도청 주변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는 지역밀착형 공유경제마을 조성을 목표로 지원된다. 경기도청이 이전한 뒤 상권이 쇠퇴하고 건축물과 기반시설이 노후화되는 것에 대비해 지역 청년들과 함께 공유경제마을과 역사문화거리를 조성한다는 의지로 주민의 뜻을 모으고 있다.

수원역 인근의 매산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는 중심시가지형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수원역동부역세권을 중심으로 4개 상인회와 주민들이 함께 도시재생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청년과 다문화, 상권이 어우러진 중심상권으로 재도약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 '동문 밖 행복삶터 연무동'이라는 비전으로 시작된 연무동 도시재생사업의 현장지원센터는 스마트시티형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재생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세류2동 도시재생사업 현장에는 생활체육시설과 육아돌봄지원시설 등 주거환경 정비와 골목상권 활력 회복을 목표로 센터가 운영된다.

이와 함께 주거복지지원센터는 집수리사업과 비주택거주자 주거상향 지원사업 등을 통해 수원시민들의 주거복지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 사회적경제부터 창업까지 지역경제 살리기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의 관심은 공동체와 주거지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삶의 터전이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경제분야의 성장이 중요하기 때문인데, 도시재단이 경제분야의 사업을 추진하는 두가지 축은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창업지원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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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개최된 수원 창업 오디션 수상자들. /수원시 제공

지난 7월 미국으로 커피머신을 수출한 소닉더치코리아(주)는 도시재단이 2016년 9월 개최한 수원창업오디션의 첫 번째 대상 수상업체다. '5분 만에 추출하는 콜드브루 커피머신'이라는 창업 아이디어가 눈길을 끈 덕분에 11월 창업지원센터에 입주했다.

업체에는 오디션 수상자 사업화지원금은 물론 시제품 제작과 지적재산권, 마케팅 등 사업화 지원, 투자유치 학습 등의 지원이 더해졌고, 아이디어는 2억원의 외부투자 유치 성과로 이어졌다.

또 수원시 기업지원과의 지원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 가전전시회 참가도 지원됐다. 총 10건의 국내외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벤처기업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둔 이 업체의 성공에는 수원시와 도시재단의 지원이 있었던 셈이다.

창업지원센터는 2017년부터 EU, 싱가포르, 베트남, 러시아 등 권역별 수출상담회를 지원해 3년간 246개 기업이 733건의 상담을 통해 42만4천달러의 수출확약실적을 거두는 성과를 이뤘다. 창업 외에도 서민경제의 근간이 되는 소상공인의 경영안정을 위해 역량강화 및 경영환경개선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수원시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400여개 사회적경제기업을 지원한다. 66개 사회적기업, 317개 협동조합, 7개 마을기업, 14개 자활기업 등이 포함된다.

센터는 관련 기업들이 서비스업 분야에 포진되어 있는 특수성을 고려해 수원시 소상공인지원사업을 연계,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경영개선을 지원한다. 또 중앙정부 및 광역 단위로 추진되는 관련 정책을 신속하게 공유해 다양한 정책사업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 중복 방지하고 효율 높이는 융복합사업으로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은 마을르네상스센터, 도시재생지원센터, 주거복지지원센터,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창업지원센터, 물환경센터, 미디어센터 등 7개 사업부서와 경영지원팀, 전략기획팀 등 2개 지원부서가 사업을 수행한다.

도시재단은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거점별, 영역별 다양한 사업영역이 포진된 만큼 각 사업을 융합 또는 복합화함으로써 중복지원을 방지하고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마을르네상스, 도시재생, 사회적경제, 물환경 등의 사업부서가 융·복합적으로 주체 발굴 및 성장, 공유공간 조성 및 운영 등의 수원형 지역공동체사업을 함께 펼친다.

도시재생지원센터가 5개 현장센터를 통해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 창업, 주거복지 등 다양한 사업 콘텐츠를 공간중심의 융복합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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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영화동 마을사랑방을 만들어 입주한 영화마을 계획단. /수원시 제공

마을사랑방에서는 긴급임시 주거해결을 위한 주거복지와 청년창업, 사회적기업 스타트업 컨설팅 등 사회적경제, 창업분야를 연계 지원한다.

나아가 도시활동가 양성사업과 함께 수원시민에게 도시 서비스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도시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아카이브 구축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도시재단에서 추진하는 각종 사업정보, 공간정보, 센터 데이터를 제공하고 수원시민들이 선택해 찾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포함된다.

안상욱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은 "도시재단은 지난 3년여간 사회·경제·환경분야의 융복합을 통해 수원형 지역공동체사업 모형을 구축하는 성과를 이뤘다"며 "앞으로 도시공사 등 다른 공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수원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래·김동필기자 yrk@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