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병 이후 역대 최다…
서구 '주님의교회' 26명 집단감염
예배서 퍼졌다면 열흘간 '깜깜이'
서구청 폐쇄 겹쳐 방역공백 우려
인천 서구의 한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는 등 26일 하루에만 인천지역에서 61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인천지역 코로나19 발병 이후 일일 기준으로 역대 최다 발생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날 보다 61명의 추가 감염 환자가 발생해 인천지역 누적 환자는 모두 640명으로 집계됐다.
서구 주님의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26명이 추가됐고, 남동구 열매맺는교회, 서구청, 서울 사랑제일교회, 용인 우리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각각 2명씩 총 8명 발생했다. 나머지 27명은 기존 확진자의 접촉자 또는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다.
방역당국은 최근 서구 지역 확진자 3명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주님의교회 신도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접촉이 의심되는 신도를 상대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날 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61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검사 중이거나 예정인 신도가 78명이라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구 주님의교회 집단 감염은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가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A(71)씨 또는 증상이 나타나 자진 검사를 받아 24일 확진된 B(50·여)씨에게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주민등록(경기도 군포)이 말소된 실종자로 무증상 상태였다.
A씨와 20일 식사를 한 이 교회 신도 C(43)씨도 2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C씨는 정작 A씨가 아닌 B씨의 감염 사실을 먼저 알고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이 교회는 일요일이던 지난 16일 현장 예배를 가졌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이후인 23일에는 온라인으로 예배를 진행했다. 인천시는 A씨가 16일 예배 참석자 명단에는 빠져있었기 때문에 평일 소규모 대면 모임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인천시는 이 교회에서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법적·행정적 조치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천지역에서 교회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면서 지역 사회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무증상 확진자가 유독 많이 발생해 지역 사회 '깜깜이 전파'가 우려된다.
만일 지난 16일 예배에서 집단 감염됐다면 확진자들이 무려 열흘이나 지역 사회에서 생활한 셈이다. 확진자의 직업은 학생과 병원 직원, 요양원 직원, 공기업 직원 등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구는 최근 구청 공무원 확진으로 구청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이 자가격리되고, 구청이 폐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곳이라 방역 공백에 대한 걱정이 크다. 인천시는 현재 공공 분야에 한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3단계 수준으로 자체 상향 조정한 상태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