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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는 지난달 24일 오후 인천 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광화문 갔다던 '인천 491번 확진자'
GPS 추적 결과 계양 기도 모임에
'579번' 대전 집단감염 연결 고리
'713번'도 참석 사실 숨겼다 들통
방역 혼선… 市, 구상권 청구 방침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계양구 기도 모임 관련 확진자들의 거짓말이 속속 드러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그동안 감염경로가 불분명했던 '깜깜이 환자' 일부가 이 모임과 연관이 있다는 것도 새롭게 밝혀졌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계양구 기도모임 관련 확진자가 이날 2명 추가로 발생해 총 12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확진자는 전날까지 4명이었으나 이날 2명이 추가로 발생했고, 감염경로 미상의 기존 확진자 6명이 재분류됐다.

최초 발생자(지표환자)는 지난달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계양구 거주 50대 여성 A(인천 579번 환자)씨로 알려졌으나 이보다 4일 전 이미 관련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남동구에 사는 40대 여성 B(인천 491번 환자)씨는 지난달 21일 확진 판정 당시 역학조사에서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GPS 동선 추적 결과 광화문을 다녀온 적이 없었고, 계양구 기도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뒤늦게 "기도모임 참석자에 피해가 갈 것이 두려워 거짓말 했다"고 실토했다.

초기 역학조사에서 성남에 사는 아들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된 계양구 거주 60대 남성 C(인천 713번 환자)씨와 그의 부인, 딸, 손녀도 기도모임 확진자로 다시 분류됐다. C씨는 지난달 16일 기도 모임에 참석했는데 이를 방역 당국에 알리지 않았다가 들통 났다. 아들은 오히려 인천에 있는 아버지 C씨의 집에 갔다가 감염된 것이다.


중학교에 확진자…코로나 검사, 줄선 학생들
지난달 24일 인천 서구의 한 중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전 학년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표환자 A씨 역시 초기 역학조사에서 "혼자 살고 있고,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는 거짓말을 했다. A씨는 대전에서 최초로 교회 집단감염이 발생한 순복음대전우리교회 목사 D씨의 부인으로 드러났다.

이들 부부는 인천과 대전을 오가며 종교 모임을 가졌고, 목사 D씨는 부인의 확진 사실을 알고도 이를 대전시나 신도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순복음대전우리교회 관련 확진자는 D씨를 포함해 총 16명이다. 이날 대전에서는 이 교회 관련 확진자 80대 남성이 사망하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이와 관련한 대전지역 첫 번째 확진자가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고 거짓말하는 바람에 역학 조사에 혼선을 줘 코로나19가 퍼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A씨 부부를 인천과 대전 사이의 감염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 부부가 인천에서 먼저 감염돼 대전으로 옮긴 것인지, 대전에서 감염돼 인천에 옮긴 것인지는 심층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혼선을 준 기도 모임 참석자들을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하고, 방역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