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상향조정에 따른 부작용을 다룬 경인일보의 지면. /경인일보DB

수입 없이 빚만 늘고 대출도 막혀
노래바 운영 여성 '안타까운 사연'
택시·대리기사도 생계 고통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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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생활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300~4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결국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이어 2.5단계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는 이미 2단계 고위험군 시설로 분류된 유흥시설, PC방, 300인 이상 대형학원 등에 제한을 두는 것을 넘어서, 일반음식점과 카페 등의 영업이 제한됐고 소규모 학원들도 전부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는 강력한 조치가 포함됩니다.

일반음식점의 경우 밤 9시 이후 포장, 배달 외에는 모든 영업이 제한되고, 프랜차이즈 카페는 시간의 제한 없이 포장, 배달 외에 어떤 영업행위를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속절없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비극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안양시 동안구 평촌역 인근에서 영세 유흥업소인 노래바를 운영하던 60대 여성이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일(9월3일자 2면 보도=2.5단계 격상에 빚만 억대로… 삶의 끈 놓은 노래바 자매)이 발생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수입이 없어 가게 월세, 각종 세금 등 운영을 위한 빚이 늘어갔고 유흥업이라는 이유로 소상공인 대출까지 가로막혀 결국 생활고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그가 운영하던 노래바는 2번의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받았는데, 지난 5월 이태원 감염 이후 5월10일부터 7월6일까지 8주간 영업을 중단해야 했고, 이번에 다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지난달 18일부터 지금까지 또 문을 닫아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텅 빈 밤거리는 매일매일 성실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을 더 옥죄고 있습니다. 밤 9시 이후 식당 영업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일반음식점은 물론, 대리기사·택시 업종은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경인일보가 만난 시민(9월 2일자 1면 보도=[코로나 명암]배달오토바이 질주, 대리기사 조기퇴근)들은 모두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1997년부터 개인택시를 운행해 온 김삼화(55)씨는 "오후 3시부터 지금까지 딱 3명 태웠다. 번화가는 좀 다를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손님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고 도내 대리운전업체들은 평소보다 절반 이상 손님이 줄었다고 울상 지었습니다.

법인 영업을 위주로 하는 화성 소재의 장경훈 마중물대리 대표는 "코로나19가 심각했던 3월보다 지금 상황이 훨씬 안 좋다. 우리는 법인 위주 고객이라 충성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버틸지 고민이 된다"면서 "3월에도 손님이 없어 8명의 기사가 퇴사했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또 그런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삶의 변화는 이제 불편을 넘어서 누군가에게 절망이 되고 있습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