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지 내 불법건축물 처리… 남동구-한국자산관리공사 갈등

국유지를 관리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인천 남동구가 국유지 내 불법건축물 처리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일대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는 실정이다.

지난 6일 남동구 간석동 577의 2 일대 부지는 공사장에서 볼 수 있는 회색 철판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철판 안쪽으로는 단층의 교회건물이 보였다. 담장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대문이 설치돼 있었지만, 사람이 드나든 흔적은 쉽게 찾기 어려웠다.

남동구는 국유지인 이 부지에 주민들을 위한 주차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변에 다세대 주택 등이 많아 주차난이 심각한 지역이라는 게 남동구 설명이다. 남동구는 이 부지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부지를 빌려 주차장을 조성할 방침이다.

문제는 부지 안 교회건물이다. 이 건물은 건축허가 등을 받지 않은 채 무단으로 부지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2월부터 이 부지를 관리하게 된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건물 소유주에게 변상금을 부과하고 있다. 부과된 변상금은 벌써 2억원을 훌쩍 넘었지만, 아직 납부된 건 없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우편으로 '건물을 비우고 넘겨달라'는 취지의 자진명도를 요구하고 있지만, 반송처리만 되고 있다.

남동구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국유지 관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국유지의 대부와 매각, 변상금 부과, 무단점유자 해소 등과 관련한 일을 하도록 돼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국유지 내 불법건축물 처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동구 관계자는 "국유재산법엔 정당한 사유 없이 국유재산을 점유하거나 이에 시설물을 설치한 경우 행정대집행법을 준용하여 철거하거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며 "국유재산인 국유지를 관리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건축물이 철거돼야 주차장 조성을 추진할 수 있다"며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이 건물 철거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상황이 5년이든 10년이든 같은 상황이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불법건축물이긴 하지만 소유주가 있는 만큼, 물리력을 동원해 건물을 철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관리하는 것"이라며 "남동구와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