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등교 전 매일 건강상태를 등록해야 하는 '자가건강진단'시스템을 일선 학교와 학부모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변경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특히 기존, 새 시스템 모두 먹통이 되면서 이를 문의하거나 항의하는 학생과 학부모들로 일선 학교와 지역교육청은 몸살을 앓았다.

7일 오전 9시께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10위는 모두 '자가진단',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등으로 도배됐다. 등교 전, 자가진단시스템에 접속하려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갑자기 변경된 자가진단사이트를 찾기 위해 포털사이트에 검색했기 때문이다.

원격수업으로 전환돼 가정학습 중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학생들도 지속적인 건강 관리를 위해 등교 때와 똑같이 매일 자가건강진단을 등록해야 했는데, 오류가 나면서 도내 학교와 각 지역교육지원청에 민원전화가 빗발쳤다.

결국 이날 하루 자가진단은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교육부가 시스템을 바꾸면서 교육청은 물론 일선 학교현장에 시간적 여유도 제대로 주지 않아 논란이 커졌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3일, 진단 시스템 변경과 관련해 공문을 보내 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스템이 변경된다고 알려왔다.

부랴부랴 지역 상황에 맞게 내용을 정리해 지역교육지원청에 다시 공문을 전달했지만 4일에야 각 학교 현장에 소식이 전해졌고 미처 공문을 보지 못한 학교와 교사들이 많아 상당수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변경 사실을 전달하지 못했다.

이를 우려해 사전에 시·도교육청들은 공지할 시간이 부족해 시스템 변경일을 연기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교육부는 "기존 시스템에 들어가도 새 시스템으로 자동 연동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내일 어디서 자가진단을 해야 할 지도 지금까지 명확하게 알려진 게 없어 답답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용인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가뜩이나 학부모들의 민원이 가장 많은 것이 자가건강진단인데, 교육부는 현장 상황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