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를 이어 100년 된 안성 국밥집 등
어려움 속에도 꿋꿋이 버텨낸 이웃들
30년이상 된 곳 찾아 '백년가게' 선정
20년이상만 돼도 '국민 추천' 가능
밀키트 만들어 전국에 소개 진행도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경기도 안성시에는 '안성에서 제일가는 집'이란 의미를 100년 간 이어오는 국밥집이 있다. 안성 옛 장터 귀퉁이에서 장터 국밥으로 시작해 지금은 고즈넉하며 옛 분위기까지 물씬 풍기는 유명한 설렁탕집으로 발전했다.

현재 사장님의 할머니께서 지난 1920년 처음 가게를 시작했으니 100년의 역사다. 3대를 이어받은 사장님의 아들이 지금 가업을 배우고 있으니 4대가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운영될 국밥집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기업이나 다름없는 식당이 몇 개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해온 식당, 앞으로도 오래 할 식당이 있다는 것. 그런 식당이 우리와 가까이 있다는 게 뿌듯하고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우리 주위의 많은 식당들이 개업과 폐업을 반복한다. 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주문책자에 전화를 했을 때 폐업으로 연결되지 않았던 경험, 가게 이름이 달라져 당황했던 경험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았던가.

그야말로 다른 사람들 주머니 속의 돈을 끌어낸다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올해처럼 코로나19, 장마, 태풍이 겹치고, 사람들이 밖에 나오지를 못하며, 가게 사정마저 좋지 않다 보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꿋꿋이 오랜 시간 우리 가까이에서 우리 이웃으로, 친구로, 우리와 함께 희로애락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는 가게들이 있다. 할아버지께서 아버지의 손을 잡고 찾았던 집, 그래서 아버지가 다시금 아들의 손을 잡고 함께 오는 집. 그런 집들도 역시 우리 주위에서 우리에게 희망과 힘이 되어주고 있다. 그래서 진정한 이웃이 바로 이런 가게가 아닐까 생각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018년부터 우리 주변의 이러한 가게를 찾아서 '백년가게'로 선정하고 있다. 업력이 30년 이상 된 가게로서 사장님의 혁신 의지가 있고 제품 및 서비스의 차별화와 영업의 지속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 평가해 선정한다. 백년가게에 대해선 전문가 컨설팅과 역량강화 교육뿐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홍보 기회도 제공한다. 음식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도소매업·이미용실·사진관·양복점 등 모든 업종으로서 소상공인으로 출발했다면 모두가 대상이 된다. 이 같은 백년가게는 전국에 총 405개가 있다.

이 글의 처음에서 소개했듯이 경기도 내에는 국밥집 외에 그 인근 명물인 또 다른 국밥집과 냉면집 등이 있으며, 수원의 1인용으로 먹을 수 있는 옻닭집, 부천의 순댓국밥집, 화성의 낙지집 등 43개의 백년가게가 있다. 물론 수원 못골시장의 한복집, 의정부의 신발집, 안산의 사진집 등 일반 서비스점도 있다.

이러한 백년가게는 국민들이 직접 추천을 통해 선정할 수도 있다. 특히 국민 추천은 업력이 20년 이상인 경우도 가능하다. 우리 주위에 우리와 함께 성장해온 가게들이 있으면 언제든 관심을 갖고 추천하면 어떨까? 사람의 한 세대를 흔히 30년이라고 하지만 기업의 한 세대는 3년이라고 한다. 30년의 시간이면 10세대의 시간이 흐른 것이다. 얼마나 어려움이 많았을지 쉽게 이야기하기 어렵다. 그러한 시간을 이겨내는 비결과 노하우는 새롭게 출발하는 소상공인들에게 희망과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백년가게, 특히 음식업 백년가게의 맛을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해 반조리식품 전문기업과 함께 밀키트로 개편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전국의 맛집을 집에서도 맛볼 수 있게 돼 백년가게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주위 백년가게를 한번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네이버 혹은 네이버지도에서 '백년가게'를 입력하면 가까운 백년가게를 찾을 수 있다. 또한 현대기아차 내비게이션에서도 검색이 가능하니 주변의 백년가게를 한번 쯤 찾아가 보자. 우리 주변에서 우리와 함께 추억과 정을 나누는 백년가게. 그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소상공인 등 지역경제도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