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백령도 등 항로 잇단 통제
관광객 매주 1~3일씩 고립 겪어
생닭 공급 안돼 치킨집 문 닫아
11호·12호도 영향 전망에 걱정
인천 백령도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8일부터 가게 문을 닫아야 했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인천항과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 등 선박이 모두 끊기면서 육지로부터 주재료인 생닭을 공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외출·외박이 제한된 백령도 해병대 등지에서 배달 주문이 늘어 최근 잠시 장사가 잘 되기도 했는데, 태풍으로 배가 끊겨 재료를 구할 수 없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재료가 다 떨어져 적어도 9일까지는 영업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배가 뜨지 못하면 육지로 못 나가는 섬 주민들의 일상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은 경제적 손실도 크다"고 말했다.
최근 3주 사이 태풍 3개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여객선 통제로 발이 묶인 인천 섬지역 주민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역대급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역대급 피해'를 입었는데, 앞으로도 또 태풍이 온다면 섬 주민들의 고난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태풍 하이선에 앞선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지난 3일 백령도 항로를 포함해 인천에서 섬지역을 오가는 11개 항로가 통제됐다. 불과 1주일 전인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3일 동안에도 제8호 태풍 '바비'가 북상하면서 인천 대부분 여객선 항로가 운항하지 못했다.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를 지나면서 인천 섬지역 주민이나 관광객이 매주 1~3일씩 섬에 고립되거나 육지에서 섬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올해 유독 태풍이 빈번하게 지나가고 있어 해상교통편 이용에 불편이 크다고 한다. 인천~백령도 항로의 경우, 지난해 8월에는 기상 악화 등으로 인해 여객선이 모두 통제된 날이 2일에 그쳤고, 지난해 9월은 5일이었다.
조만간 제11호 태풍 '노을'과 제12호 태풍 '돌핀'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긴 장마 탓에 급감했던 관광객들이 인천 섬들을 다시 찾나 싶더니 연이은 태풍에 또다시 발길을 돌려 관광산업도 타격이 만만치 않다.
백령도의 한 주민은 "자연현상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올해는 유독 여름과 가을에도 기상 악화가 가혹하게 다가온다"며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긴 장마, 태풍까지 겹치면서 지역이 침체한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태풍 3연타에 발 묶여 '침체된 섬마을'
입력 2020-09-08 22:04
수정 2020-09-0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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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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