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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압계 모식도/수도권기상청 제공

올 여름은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맛비가 내린 해로 기록됐다. 수도권에서는 54일 간의 장마 기간 동안 909㎜의 비가 내렸다.

수도권기상청은 9일 '2020년 수도권 여름철 기상특성'을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올 여름을 관통한 특성은 장마였다. 지난 6월 24일 시작한 장마는 지난달 16일 종료됐다.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다. 이 기간 동안 34.3일간 비가 내렸고, 총 909㎜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장마철 강수량·강수일수 모두 역대 1위다. 올 여름 전체 강수량이 992.2㎜, 강수일수가 47.5일이었다는 건 올 장마가 유독 길었음을 반증한다.

지난 6월엔 이른 폭염이 기록되기도 했다. 이 시기 수도권 평균기온은 평년의 21.3도보다 1.2도 가량 높은 22.5도를 기록해 역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7월에 들어선 장마가 지속하면서 기온은 오르지 않아 평년보다 1도 가량 낮은 23.4도를 기록했고, 8원은 다시 기온이 올라 평년보다 0.8도 높은 26.1도로 조사됐다.

이처럼 여름철 기온변동이 심했던 건 6월의 시베리아 이상 고온이 꼽힌다.

이로 인해 7월 북극해빙 면적이 1979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고, 우리나라 주변에 블로킹현상이 나와 편서풍이 약해져 찬 공기 유입이 잦았다. 블로킹 현상이란 고위도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는 고기압대다.

또 7월 서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높게 나타나면서 상승기류가 생겼고, 반면 동인도양-필리핀해 부근에선 하강기류가 형성돼 북태평양고기압도 남~서쪽으로 크게 확장했다.

결국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확장되는 게 늦어졌고, 우리나라 부근에서 정체전선도 지속해서 활성화했다.

여름철인 8월까지 태풍은 평년보다 3개 가량 적은 8개가 발생해 우리나라로 3개(장미·바비·마이삭)가 영향을 줬다. 특히 8월에 집중됐는데, 필리핀 해상 수온이 평년보다 1도 가량 높아 고온을 유지한 까닭이다.

게다가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우리나라는 태풍의 길목에 위치하게 돼 강한 태풍이 우리나라로 자주 오게됐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