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B/C값 1.60 경제성 있어"
쾌속선·위락시설 도입 '선결과제'
서해 5도 백령도와 중국을 잇는 국제항로를 개설하면 매년 중국 관광객 7만2천명이 몰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대적인 투자 유치와 항만시설 개선 등이 전제다.
인천 옹진군은 9일 중회의실에서 '백령~중국 국제항로 개설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했다. 이 연구용역은 지난해 10월부터 청운대 산학협력단이 맡고 있으며, 내달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옹진군은 백령도와 산둥성 웨이하이 등을 잇는 국제 여객항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웨이하이 인구는 약 282만명이고, 산둥성 전체 인구는 1억3천만명이다.
백령도에서 웨이하이까지는 바닷길로 약 200㎞다. 정원 600명 규모의 2천500t급 쾌속선으로 운항하면 3시간30분 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다. 승선율을 연평균 50%로 보면, 매년 평균적으로 중국에서 관광객 7만2천명이 백령도를 방문할 것으로 분석됐다.
관광객 1명이 숙박, 식사, 쇼핑 등으로 374달러를 지출한다고 계산하면 연간 약 963억원의 관광수입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청운대 산학협력단은 웨이하이·다롄·칭다오·톈진·단둥·옌타이 등 5개 도시 중국인 63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하고, 한중 관광 전문가 등 274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백령도~중국 국제항로 수요를 예측했다.
설문에 응답한 중국인 가운데 39.8%는 백령도를 알고 있었다. 이 중 37.3%는 백령도를 여행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인 250명을 대상으로 한 2차 설문 조사에서 '국제항로가 개설될 경우 백령도에 방문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4.8%다. 도시별로는 옌타이 거주자가 76.2%, 웨이하이 거주자가 72.5%로 많았다.
항로만 생긴다고 관광객이 찾는 것은 아니다. 청운대 산학협력단은 쾌속선 도입과 함께 입출국 여객을 동시에 1천5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국제여객터미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정부가 백령도 권역을 국제관광단지로 지정해 대규모 리조트와 호텔, 면세점, 위락시설 등 대대적인 민간 투자를 유치해야 백령도가 국제관광지로 재탄생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청운대 산학협력단이 검토한 B/C(비용 대비 편익)값은 1.60으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청운대 산학협력단은 추후 백령도~중국 국제항로가 남북을 잇는 항로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해양수산부 등 정부에 항로 개설을 건의하고, 앞으로 열릴 한중 해운회담 의제로 채택될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