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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발리 섬 동쪽에 있는 탐보라(Tambora) 화산이 1815년 4월 폭발했다. 화산재 150억t이 분출됐다. 지진·태풍 등 지구 상 모든 천재지변을 넘어서는 최악의 재난이었다. 해발 4천m를 넘던 산의 윗부분이 날아가 2천851m로 낮아졌다. 그 섬에서만 1만여명이 사망했고, 병과 기아로 8만2천명이 더 희생됐다.

북반구도 초토화됐다. 미국 북동부는 7·8월에 서리가 내렸다. 그해 겨울 옥수수 가격은 2배, 밀은 5배 이상 급등했다. 농부들은 가축의 먹이 풀과 곡물이 모자라 도살하거나 생선을 먹였다. 유럽 쪽 상황은 더 나빴다.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식량 폭동이 빈번했고, 약탈이 이어졌다. 아일랜드는 기근과 함께 장티푸스가 번져 2년간 5만명이 사망했다.

조선 땅도 비켜가지 못했다. 순조 16년 시작된 대흉작은 7년간 이어져 아사자가 592만명에 달했다. 구휼미를 풀었으나 태부족이다. 함경·평안북도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인육을 먹었다고 한다.

코로나 재앙으로 힘겨워하는 국민을 위해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을 주기로 하고, 7조8천억원 규모의 4차 추경예산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또 13세 이상에 통신비 2만원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9천300억원이 소요된다. 550여만명인 초등학생·유아를 둔 가정에는 자녀 1인당 20만원을 지급한다. 초등학생 한 명, 미취학 아동 한 명이면 40만원이다. 1조1천억원으로 추산된다.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를 위한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에 2조원, 자영업자들에겐 3조원 규모의 지원이 이뤄진다. PC방 등 사회적 거리 두기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는 최대 200만원을 지원받는다.

경기도는 추석을 앞두고 지역 화폐 사용자에게 25%의 인센티브를 주는 지원책을 내놨다. 1천억원의 도비가 쓰이는 '경기도식 2차 재난지원금'이다.

재난지원금을 두고 여·야가 다투고, 여권 내부가 분열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정부의 선별 지원과 통신비 지원에 비판적이다. 팬데믹이 그치지 않으면 또 지원금을 줘야 한다. 4월에 주고 10월에 줬으니 내년 상반기일 것이다. 씀씀이가 임계치를 지나면 불어나는 빚을 감당키 어렵다. 나라 곳간은 화수분이 아니다. 지원금은 넘치는데 국민들 걱정은 더 커지는 요즘이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