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에서 오픈마켓으로 옮겨온 '직거래 사기' 주의보

롯데하이마트를 사칭한 고객 응대 카카오톡 계정이 G마켓을 통해 냉장고를 구입하려 한 소비자에게 직거래를 유도하고 있다. /더치트 제공

온라인 직거래 소비자를 노리던 '중고 사기'가 G마켓과 쿠팡 등 새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으로 장소를 옮겨 소비자들을 울리고 있다.

A씨는 지난달 G마켓에서 LG전자 냉장고를 구입했다. 물건을 발송했다는 소식이 없어 판매 게시글의 고객센터로 연락을 했더니 특가상품이라 1달간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며 카카오톡 ID로 상담을 해주겠다는 안내를 받았다.

카카오톡 프로필도 고객센터 또는 가전제품 판매 업체의 CI를 빌려 생성하므로 소비자가 주의하지 않으면 쉽게 속아 넘어갈 수 있다.

A씨의 경우에도 안내받은 ID로 친구추가를 했더니 롯데하이마트 CI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한 계정이 나왔다. 이 계정은 A씨에게 추가로 30여만원의 입금을 요구했다. 계좌이체를 하면 카드결제를 취소해주겠다는 안내에 응해 입금했으나 연락이 끊겼다.

직거래 유도 주의 안내 /G마켓 홈페이지 갈무리

쿠팡에 게시된 LG전자 LED TV를 사려던 B씨도 행사상품이라서 재고가 없다며 옥션에 올릴 물건을 현금가로 판매하겠다는 SNS 안내에 속아 고스란히 98만원을 뜯겼다. B씨를 속인 사기 용의자 역시 카카오톡 ID를 쿠팡 상품문의 고객센터로 설정하고 구매자를 현혹했다.

13일 인터넷 사기 방지 서비스 '더치트'에 따르면 오픈마켓에서 신제품 판매자를 사칭해 소비자를 울리는 변종 온라인 사기 피해가 올해 하반기부터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오픈마켓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마켓플레이스로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다수의 개인 판매자들이 직접 상품이나 서비스 정보를 올려 전자 상거래가 이뤄지는 곳이다.

더치트 관계자는 "옥션,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자가 SNS 대화를 유도하며 할인을 미끼로 현금 결제를 요구하고 계좌 이체를 하면 물품은 발송하지 않는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며 "피해 신고가 오픈마켓 전반에서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마켓으로 번진 온라인 사기. 특가 행사상품이라며 카카오톡 채팅으로 소비자를 유도하고 있다. /더치트 제공

직거래를 약관으로 규정한 오픈마켓도 있지만, 판매자들의 사기 행각을 차단하기엔 역부족이다.

쿠팡은 이용약관 30조(금지행위)에 판매자와 회원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거래하는 행위(직거래)를 거래의 안전을 위해 금지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직거래를 통해 발생한 문제에 대한 책임은 거래 당사자들에게 있으며 회사는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직거래 계좌이체 이후에 입금된 금액이 환불 최소금액에 미달한다며 추가 입금을 요구해 피해 금액을 키우는 사칭 판매자들의 사기 수법도 횡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오픈마켓들은 임시 방편으로 직접 판매하지 않는 물품에 대한 게시글 상단에 '직거래 주의' 안내문을 게시하고 경찰청 사이버안전국과 연계해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사이트 안에서 거래 도중 발생한 일이라면 안전보장 시스템으로 배상을 할 수 있지만, 사이트 외부에서 일어난 사기 피해는 보전할 방법이 없다"며 "선제적으로 직거래 주의 안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