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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전경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제공

생명이 위태로웠던 중증 외상 환자들이 경기북부권역외상센터의 도움으로 잇따라 목숨을 건졌다.

15일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경기권역외상센터에 따르면 지난 7일 밤 9시30분께 안면에 큰 부상을 당한 80대 여성 환자가 119구급차를 타고 실려왔다. 조현병 환자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한 환자의 얼굴은 다발성 열상으로 인한 출혈이 심해 응급처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서울에서 발생한 사건이어서 의정부에 위치한 센터까지 이송이 쉽지 않았지만, 당시 119구조대는 서울과 근처 수십여개 병원 응급실 사정이 여의치 않자 센터에 연락을 해왔다. 도착 당시 환자는 혈압이 40까지 떨어질 정도로 위태로웠지만, 의료진은 도착과 동시에 급속 수혈 및 신속한 응급처치에 들어갔다.

조항주 센터장은 "당시 환자는 손상중증도 점수(ISS: Injury Severity Score) 22점인 중증외상환자로, 얼굴의 열상 외에도 다발성 늑골 골절, 상완부 골절, 경미한 뇌내출혈이 확인됐다"며 "환자가 고령인 것을 고려할 때 준비된 외상 시스템이 아니었다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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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권역외상센터장 조항주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교수.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제공

현재 이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외상병동으로 옮겨져 회복 중이다.

권역외상센터에선 앞서 지난 6일에도 아파트 14층에서 떨어진 9살짜리 여자 어린이가 신속한 응급 치료로 생명을 구하는 일이 있었다.

오전 1시 45분께 자신의 방 창문에서 추락한 A양은 발견 당시 출혈이 심하고 의식도 없는 상태였다. 119구급차를 타고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된 A양은 목뼈, 쇄골, 갈비뼈 등이 부러지고 양측 개방성 대퇴골 골절과 장기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진단받았다.

권역외상센터 당직 의사는 A양 도착 3분 만에 수혈을 시작하고 곧바로 의료진을 소집해 협진 시스템을 가동했다. 생사를 가르는 응급 수술이 1시간 만에 끝나 A양은 다행히 큰 고비를 넘겼다. 천만다행으로 머리는 크게 다치지 않아 뇌 손상도 없었다. 두 차례 수술을 받은 A양은 현재 의식을 찾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박태철 의정부성모병원장은 "소중한 생명을 살린 이번 기회를 통해 119소방 구급대원과 밤낮없이 고생하는 권역외상센터 의료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