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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소방본부 이종부 소방장. /인천소방본부 제공

인천소방본부의 한 소방대원이 새벽 시간대 말없이 끊긴 신고 전화를 다시 확인해 다친 10대를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7월 2일 오전 3시 15분께 인천소방본부 119 종합상황실에 한 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 통화는 19초간 이어졌지만 신고자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결국 전화는 끊어졌다.

신고 전화를 받은 이종부(43·사진) 소방장은 처음에는 오인 신고라고 생각을 했다. 보통 이 같은 경우, 휴대전화 버튼을 잘못 누르거나 아이가 장난으로 누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방장은 당시 시각이 새벽 시간대인 점과 해당 번호로 걸려온 최근 신고 내역이 없었던 점 등을 이상하게 여기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 소방장은 다시 건 전화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신고자의 '아프다'는 말을 듣고 즉시 발신지를 추적해 119구급대를 출동시켰다. 이후에도 신고자의 휴대폰 GPS를 조회해 구급대에게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전달했다.

그 결과, 구급대는 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피를 흘린 채 앉아있는 A(19·여)씨를 발견했다. A씨는 119에 신고 전화를 걸었지만, 위급 상황에서 말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었다. 다행히 A씨는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종부 소방장은 "'그때 만약 다시 전화를 걸지 않았다면 A씨가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며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