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수업이 진행되면서 집에서 점심으로 라면을 끓이다가 불이 나 중태에 빠진 인천 초등학생 형제(9월 16일자 1면=[단독]라면 끓이던 형제 '날벼락' 코로나 시대의 비극)의 참변은 여러 차례 막을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이들을 돌보던 '최후의 보루'인 학교조차 문을 닫으면서 제도권에서 돌봄 사각지대를 놓쳐버린 사회적 참사라는 지적이 크다.
지난 14일 점심 무렵 미추홀구의 한 빌라 2층에서 불이 나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는 A(10)군과 B(8)군 형제는 16일 오후까지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등에 따르면, A군 형제에 대해 과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양육자인 어머니와 아동을 분리·보호하기 위한 법원 명령을 청구했었다.
지난 14일 점심 무렵 미추홀구의 한 빌라 2층에서 불이 나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는 A(10)군과 B(8)군 형제는 16일 오후까지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등에 따르면, A군 형제에 대해 과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양육자인 어머니와 아동을 분리·보호하기 위한 법원 명령을 청구했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인근 주민들의 방임 신고를 여러 차례 접수해 실태를 파악한 결과, 어머니와 형제가 분리돼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모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기초생활수급 가정인데, 돌봄환경도 열악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파악했다.
하지만 법원은 분리·보호 명령 청구를 기각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형제가 변을 당한 이번 주 중 법원에 분리·보호 명령을 다시 청구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형제의 어머니는 지난해 8월부터 저소득층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자활근로를 통해 생계를 꾸렸다. 한부모가정인 형제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형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선 이미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상황을 알고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 학교 측은 지속해서 형제들을 관리하고, 양육환경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가 비대면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등교하지 않게 됐고, 형제의 어머니가 가정보육을 원한다며 긴급돌봄을 신청하지 않아 집에서 지내게 됐다. 잇따라 제도권의 품에서 비켜간 형제에게 코로나19 재확산이 더욱 어려운 시기로 다가온 셈이다. 학교였으면 급식시간이었을 시간, A군 형제는 집에서 단둘이 라면을 끓이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다.
하지만 학교가 비대면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등교하지 않게 됐고, 형제의 어머니가 가정보육을 원한다며 긴급돌봄을 신청하지 않아 집에서 지내게 됐다. 잇따라 제도권의 품에서 비켜간 형제에게 코로나19 재확산이 더욱 어려운 시기로 다가온 셈이다. 학교였으면 급식시간이었을 시간, A군 형제는 집에서 단둘이 라면을 끓이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다.
(사)한부모가족한가지회 장희정(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대표는 "맞벌이 부부도 아이를 양육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데, 한부모가정은 홀로 양육과 경제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아동학대나 방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것은 당연한 현실"이라며 "교육기관조차 문을 닫은 상황에서 제2의 참사가 이어질 우려가 큰 만큼 돌봄정책 전반을 재점검해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