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그린뉴딜의 중심인천' 돋보여
'회사측 실수 급여반납' 기사 높이평가
정부자료 의존·홍보연상 인터뷰 고민을
경인일보 8월 지면을 평가하는 인천본사 독자위원회가 서면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지역사회 재확산에 따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함에 따라 본사는 이달 독자위원회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
신희식((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 독자위원장, 양진채(소설가)·이동익(민주노총 인천본부 조직국장)·홍지연(책방 산책 대표) 독자위원이 8월 지면에 대한 의견을 보내왔다.
이달 위원들은 <'新 고려인 타운' 인천 함박마을>(10~18일)과 <한국판 그린뉴딜의 중심 인천>(3~5일) 등의 기획기사를 좋은 기사로 꼽았다.
양진채 위원은 "인천에 살면서도 이렇게 많은 고려인과 러시아인이 살고 있는 줄 몰랐다"면서 "한국의 다문화 정책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원주민과 이주민의 갈등과 불신도 큰 상황에서, 함박마을 현장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양 위원은 "인근 종합사회복지관과 기초자치단체 등의 소통 노력도 기사를 통해 엿볼 수 있었는데 함박마을이 새로운 '다문화 마을'의 좋은 예로 남길 바란다"고 했다.
이동익 위원은 "'신고려인타운'의 형성과정, 원·이주민의 갈등과 문제점, 개선 방향 등을 살핀 좋은 기획 기사였다"면서 "인천은 특히 이주노동자가 많이 거주하고 있고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는데, 인천 전체적으로 다룰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홍지연 위원은 "함박마을 기사를 관심 갖고 읽었다"면서 "그곳에서 원·이주민의 화합을 위해 애쓰는 이들의 목소리도 듣고 싶다"고 했다.
<한국판 그린뉴딜의 중심 인천>에 대해서는 양 위원은 "'그린뉴딜'이라는 정부 정책이 성공하려면 지역 특성을 잘 살려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3차례에 걸친 기획기사가 짜임새 있고, 참신했다"면서 "각 분야의 전문가 생각과 대안 등을 고민해볼 기회를 준 좋은 기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위원도 "정부 정책을 지역의 관점에서 3차례에 걸쳐 다룬 것은 시의적절하고 좋은 기획이었다"면서 "이번 기획에서 화력발전소에 대한 언급은 없었는데, 이후 화력발전소에 대한 대책도 다뤘으면 한다"고 했다.
신희식 위원장은 12일, 18일, 19일에 게재된 인천시의 바이오인력센터 관련 유치와 관련된 기사를 눈여겨봤다고 했다.
그는 "바이오인력양성센터 유치 여부는 아시아지역 '바이오 허브 도시'가 되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일"이라며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등이 모두 유치전에 협력할 수 있도록 언론사의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또 회사 측의 업무 착오로 2년간 받은 급여를 반납하게 될 처지에 놓인 한 직원의 이야기를 다룬 <회사 측 실수인데… "2년간 급여 토해내라니">(26일) 기사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경인일보가 어려움을 겪는 억울한 근로자의 이야기를 들어줬다"면서 "경인일보가 억울한 한 사람의 이야기라도 놓치지 않고 계속 기사화했으면 좋겠다. 후속보도도 보고 싶다"고 했다.
따끔한 지적도 많았다.
이 위원은 15일 인터넷 지면에 게재된 '이슈in노동' <택배 없는 날이 반갑지만은 않은 택배 기사들> 기사에 대해 "'택배 없는 날'기사를 단신으로 다뤘는데, 다른 언론사의 기사와 큰 차별성을 갖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휴게시간, 휴일 근무, 과로사 등 무엇이 문제인지, 택배 없는 날을 지정해서라도 장시간 노동을 줄여야 하는 이유 등을 심층적으로 다뤘다면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 위원은 또 18~20일 게재된 기획기사 <무늬만 대중골프장>에 대해 "기획기사로 다뤘어야 하는 가 의문점이 든다. 특히 전문가의 입을 빌려, 골프 대중화를 위해 추가적인 조세지원 정책을 펴야 한다고 했는데, 부적절해 보인다"면서 "아직은 일반 시민들에게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공감했을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또 <인천시 공영주차장 확보 1천577억 투입… 예년 예산 3배 넘어>(24일 3면) 기사는 "정책에 대한 정보 제공 기사였는데, 이후 지면에서 이를 비판적 시각에서 살피는 기사를 보고 싶다"고 했다.
홍 위원은 "온라인 수업환경에서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현장성 있는 기사를 지면에서 더 많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어린이·청소년들의 일상생활이 상당 부분 가로막혔다. 학력격차 문제뿐 아니라 관계 형성도 갖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음악·미술·체육 등의 과목도 아이들이 이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이를 해결하는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언론이 이를 들여다봐 달라"고 했다.
신 위원장은 "정부가 제공한 자료에 상당 부분 의존한 기사나, 홍보기사를 연상시키는 인터뷰 기사가 보였다"면서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인터뷰 대상자에게는 날 선 질문이 있어야 한다. 독자들이 기대하는 언론의 제 역할이 뭔지 더 고민을 해달라"고 했다.
19일 자 <인터뷰…공감> 기사에 대해서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모습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궁금증을 해소할 만한 사진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다"는 지적도 나왔고, 주요 주주의 동정 소식에 과도하게 지면을 할애하는 경향이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