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재확산 멈춰진 일상 해고 등 또 위협
사회양극화 심화돼 복지체계의 변혁 절박함
인천시도 다양한 지원책 펴고 있으나 미봉책
고용보험 완성과 4차추경 '속도·형평'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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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
해고 통보를 받은 노동자의 처절한 절규를 담은 인터뷰를 보니 가슴 한편이 미어져 온다.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만 같았던 코로나19의 수도권 재확산으로 일상의 멈춤이 이어지며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어쩌면 코로나19로 인해 그 민낯이 뒤늦게 드러났을 뿐이지 오래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었던 우리 사회의 진짜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심각한 양극화 문제는 기본소득보장과 고용보험 전면 확대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복지체계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해 1~2분기 가계 동향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1분기 소득격차는 전년대비 증가했다. 가구원 수를 고려한 1.5분위 평균소득 비율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1분기 5.41배로 전년대비 0.23배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는 국민소득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 가운데 하나로 이 수치와 불평등 정도는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치다.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얘기다. 세계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해 7천만~1억명이 하루 수입 1.9달러 수준의 극빈층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우리 경제 또한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사회 양극화 문제는 점점 심화하고 있다.

인천시에서는 이러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상공인 등에 대한 경영안정자금과 임대료 감면정책, 사회적 거리두기 행정명령 업소에 대한 지원금 지급, 일자리 안정자금 등의 지원을 다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소나기를 피하는 임시방편으로 사회 곳곳에서 자기 역할을 해왔던 이들의 소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안전망을 튼튼히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안전망 즉, 뿌리를 튼튼히 하기 위해 정부는 2025년까지 모든 취업자를 대상으로 고용보험을 완성하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한다고 한다. 구체적인 정책이 마련되는 과정에 이에 따른 부작용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갈등 없는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갈등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적 공감이 형성되었다는 것이고 그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완성도 높은 정책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이번 4차 추경을 통해 코로나19의 재확산에 따라 피해가 큰 자영업자와 고용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재원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한다. 문제는 '속도와 형평'이다. 추석 전에 지원될 수 있게 속도감 있게 집행하고 피해 당사자가 지원의 문턱에서 또다시 좌절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라며 예기치 못한 지원 사각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회 차원에서도 꼼꼼하게 살필 계획이다.

또한 최근 의회에서 의미 있는 결의안이 채택됐다. 바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장 고용승계 촉구 결의안'이다. 2010년 골프장 설립 때부터 일해 온 노동자도 있다. 해고된 노동자 7명은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8개월간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비정규직 보호라는 큰 틀에서 정규직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정작 최저임금 수준 일자리인 파견업체 교체 과정에서 일자리를 빼앗는 고용승계 거절문화는 근절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결의안은 국회, 고용노동부, 시 집행부,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등에 전달된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태풍이 된다는 말처럼 이 결의안이 고용문화에 있어 나비효과를 발휘해 주길 기대해 본다.

우리 몸의 중심은 생각하는 뇌도, 숨 쉬는 폐도, 피 끓는 심장도 아닌 '아픈 곳'이다. 그곳으로 온몸이 움직인다. 같은 크기의 파도가 밀려와도 서 있는 자리에 따라 아픔의 크기는 다를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선명히 드러난 우리 사회의 아픈 곳을 중심에 두고 아픈 곳이 나아지면 사회 전체가 나아진다는 공동체 의식으로 코로나 사태를 함께 이겨나가야 할 때이다.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