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용대출 총량 규제에 들어가면서 신용대출 잔액이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20일 시중 주요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899억원으로, 전날(16일)과 비교해 하루 사이에 2천436억원이 줄어들었다.

지난주 초반까지는 불과 3영업일 만에 1조1천362억원(11일 125조1천973억원→16일 126조3천335억원)이 늘어날 정도로 증가세가 강했는데 불과 하루 만에 진정세로 돌아선 셈이다.

지난 10일부터 잇따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이 신용대출 규제를 위한 논의를 펼치면서 미리 자금을 끌어다 쓰는 수요가 컸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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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

그러다 시중 은행들이 대출 총량 관리에 도입하면서 신용대출 잔액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 추이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자금 수요가 많은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짧은 기간이지만 신용대출 감소 통계는 이례적"이라며 "이미 대출받을 사람들은 거의 다 받은 것 같고, 은행 입장에서도 대출 총액 관리 차원에서 금액 큰 신용 대출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지난 17일부터 신용대출을 최소화하는 조치에 돌입한 상태다. 지점별로 주어진 월별 신규 금액 한도를 모두 소진하면 추가 신용대출을 내주지 않는 식이다.

이런 경향은 추석 이후부터 우대금리 한도를 설정하고, 우대금리 적용자체를 축소하면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25일 시중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이 금감원에 신용대출 관리 방안을 제출하기 때문에 이날을 전후로 신용대출 잔액 감소는 더욱 뚜렷하게 관측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자율 규제 형식을 취하는 이런 신용대출 관리 노력에도 급증세가 이어진다면, 금융당국이 별도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