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불구 10차례 넘게 폐장
생존권 앞세운 상인들 요구 반영
코로나19 여파로 올 들어 10차례 넘게 폐장한 모란민속5일장이 생존권을 앞세운 상인들의 요구로 24일 '음식물 포장판매'를 조건으로 문을 연다.
이 과정에서 완전 개장을 요구하는 상인들과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성남시 간 대립이 발생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성남시에 따르면 모란민속5일장은 올 들어 지난 2월24·29일, 3월4·19·24일, 8월19·24·29일, 9월4·14·19일 등 모두 11차례 장날을 건너뛰었다.
시는 전국 각지에서 상인, 관광객 등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장터 특성과 주 고객층의 연령대가 높아 감염병에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
시는 추석 연휴를 앞둔 24일과 29일 역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폐장할 것을 상인회 측에 요청했다.
전국 최대규모인 모란민속5일장은 평일 6만명, 휴일엔 10만명이 찾는다. 하지만 상인들이 올해는 장이 서지 않는 날이 많은 데다 장기간의 장마 등이 겹치면서 점포의 3분의 1 가량이 장사를 포기할 정도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태라고 반발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모란민속5일장에는 점포가 모두 541곳이며 크기에 따라 평균 월 2만5천500원의 사용료를 성남시에 낸다. 이들 점포 가운데 30%가량은 다른 지역 5일장을 돌지 않고 모란민속5일장에서만 영업하는 고령의 성남 토박이들로 알려져 있다.
성남시가 사용료 60%를 감면해 주지만 점포들이 모두 무등록인 탓에 일반 전통시장 점포나 소상공인들처럼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어려움이 가중돼 왔다.
시 관계자는 "상인들과의 협의를 통해 시장 문은 열되 음식물은 포장판매만 하는 조건부로 개장하기로 했다"며 "27일 개장 여부는 24일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