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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버킷리스트' 출시 2020.9.22 /카카오페이 제공


사업자선정 금융위 1차심사 신청
빅데이터로 고객 맞춤 상품 제안
부정결제 우려 보안 강화 지적도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는 카카오페이가 새로운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발빠른 행보에 나섰다.

카카오페이는 22일 비대면 간담회를 열어 카카오페이증권과 협력해 지난 21일 새로운 자산관리 서비스 '버킷리스트'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버킷리스트는 카카오페이 앱에서 사용자가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이에 따른 목표 금액과 저축액을 설정해 종잣돈을 수월하게 모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시작한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여러 금융기관이 나눠서 보관하고 있는 개인 금융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개인신용정보 관리업'이다.

지난달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연내 도입될 예정이다.

쉽게 말해 금융 정보를 금융기관에 일방적으로 제공해 왔던 소비자가 이제 금융기관에 자신의 정보를 요구할 수 있게 되고, 또 다른 기관으로 이동시키거나 취합할 수 있게 되는 게 마이데이터 사업이다.

금융위는 다음 달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금융사 최대 20곳을 1차 선정하는데 카카오페이 역시 최근 사업자로 신청해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내년 2월4일부터는 사업이 허가제로 바뀌기 때문에 다음 달 금융위 심사에서 떨어지면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버킷리스트를 시작으로 자산관리서비스를 정착시켜 고객 빅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금융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착수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결합전문 기관을 통하면 카카오톡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아 카카오페이 개인정보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보안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난 9일 카카오페이 부정 결제가 발생하면서 보안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구글에 카카오페이를 등록해 결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데, 타인이 구글 아이디를 도용해 카카오페이를 부정하게 사용한 것이다.

카카오페이 측은 이를 염두에 두고 이날 간담회에서 고객 동의를 받아야만 카카오톡의 개인정보와 카카오페이의 개인정보를 결합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고객이 마음 놓고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신뢰 확보가 선결 과제"라며 "자산관리 서비스 출시와 보안 정책 강화를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