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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 김포 CJ대한통운 중구지사 종로 서브(SUB) 터미널에서 자동분류시스템 벨트 위로 송편이 지나가고 있다. 2020.9.23 /연합뉴스


수원 우체국, 콕집어 고객안내 지시
인구 급증속 명절물량 30% 증가 탓
작년 전국 최고수요… 동탄2 영향 커
예년보다 이동 줄고 선물 왕래 추세

"화성시는 익일 배송이 어렵습니다. 괜찮으시겠어요?"

23일 오후 수원시 영통동우체국 직원은 화성의 친척에게 4㎏짜리 한우 세트를 보내려는 고객에게 이렇게 안내했다.

택배 물량에 따라 늦어질 수는 있어도 화성을 제외한 경기도 전역은 이날 기준으로 익일 배송이 대체로 이뤄지고 있고, 강원도나 경상남도까지 익일 배송하고 있지만 유독 도내 지역 중 화성 지역만 익일 배송이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이 직원은 "월요일(21일)부터 화성은 익일 배송이 어려울 수 있다는 안내를 꼭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수원의 바로 옆 동네인 화성으로의 배송이 이처럼 지연되는 건 폭증한 택배 물량 때문이다. 특히 동탄신도시는 택배 물량이 많은 것으로 전국적으로 손꼽힌다.

추석이라 기존 물량보다 30%가 증가한 데다 특히 화성은 최근 들어 인구가 급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택배 수요가 가장 폭발한 지역은 동탄2신도시다. 지난 2015년 입주가 시작된 동탄2는 지난달 기준 거주인구가 23만57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만6천875명이나 늘었다.

입주 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무려 20만명 이상의 인구가 폭증한 것인데, 대부분의 인구가 젊은 층 위주라 일반적인 도시 지역보다 특별히 택배 수요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택배 시장의 절반 정도(2019년 기준 47%)를 점유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이 지난 5월 발표한 빅데이터 자료를 보면, 지난해 화성의 택배 수요는 2천368만7천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80만명대로 인구수가 비슷한 부천(1천993만)보다도 택배 수요가 풍부한 것은 물론이고, 1인당 1년간 택배 이용 횟수도 35회로 전국 10위권 내에 들었다.

1인당 택배 이용 횟수가 많았던 지역이 서울 중구·강남구·서초구 등 대부분 업무 타운이었던데 비해 화성시는 주거 지역이면서도 활발히 택배를 활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올해는 추석 명절을 맞아 직접 이동은 평소보다 줄어드는 대신 선물을 택배로 보내는 경우가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1~8월 택배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나 증가한 21억6천34만개로 집계됐다.

CJ 대한통운 관계자는 "경기도에 인구가 몰려 있고, 경제 활동이 활발한 지역일수록 택배 수요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