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긴급전화 1366 …센터 건수비율
'n번방 사건' 이후 유입 급증 165건
피해자 93.8% 여성·13.2% 미성년

'n번방 사건' 이후 인천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 상담 건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3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여성긴급전화1366 인천센터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디지털 성범죄 상담 건수는 165건으로, 지난 한 해 47건에 비해 3.5배가 늘었다.

디지털 성범죄 유형이 많아지면서 전체 성폭력상담 중 디지털 성범죄 상담 비율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센터에 접수된 성폭력상담 1천506건 중 디지털 성범죄 상담 비율은 11%(중복피해 포함)에 달하며, 지난해 4%에 비해 크게 늘었다. 'n번방 사건' 이후 디지털 성범죄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상담 유입이 증가했다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성별로는 피해자의 93.8%가 여성, 나머지가 남성이었다.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 유형을 구분하면 '사이버 괴롭힘'이 28.5%(41건)로 가장 많았으며, '유포불안'(22.9%·33건), '촬영물 유포'(18.8%·27건), '불법 촬영'(15.4%·22건), '몸캠 피싱 등'(6.3%·9건) 등 순이었다.

데이트 시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동영상을 찍고, 관계 단절 시 실제로 유포하거나 협박하는 경우 등이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13.2%가 미성년으로, 피해자 10명 중 1명꼴로 미성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유포 불안, 사이버 괴롭힘 등의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여성가족재단은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디지털 성범죄의 발생 현황과 원인, 지원 현황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과 인식 전환 방안에 대해 24일 오후 3시 인천여성가족재단 소강당에서 의제 토론회를 개최한다.

원미정 인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디지털 성범죄는 촬영 후 언제든지 유포될 수 있으며, 시·공간 제약이 없기에 또 다른 재유포자에 의해 언제든지 피해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범죄보다도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며 "토론회를 계기로 법과 제도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한지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