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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秋夕)은 중추절(仲秋節)·가배(嘉俳)·가위·한가위라고도 한다. 중추절이란 명칭은 가을을 초추·중추·종추로 나누는데, 음력 8월이 중간이라 붙은 이름이다. 한국의 전통 명절인 설날·한식·중추·동지 중 으뜸으로 친다. 문헌상 기원은 삼국시대로 추정된다.

정부는 1949년 음력 8월15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1986~1988년에는 추석 당일과 다음날까지 이틀 연휴가 됐다. 1989년 이후 3일 공휴일이 시행돼 현재에 이른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추석 연휴 제발 없애주시길 부탁드립니다'란 제목의 청원이 등장했다. '전 국민 이동 벌초 및 추석 명절 모임을 금지해주세요'란 청원은 3만5천563명의 동의를 얻었다. 코로나 19 재확산을 막으려면 연휴를 없애고 성묘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올해 추석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명절이 될 전망이다. '불효자는 옵니다'는 시골 거리 현수막은 암울한 시대 상황을 유쾌한 위트로 담아냈다. 동네 맘 카페에는 '우리 시어머니가 올해는 내려오지 말라고 하셨다'는 글에 '좋아요'와 공감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고 한다.

정부는 연휴 기간, 친지 방문·여행 등 이동 자제를 호소한다. 연휴 기간 고속도로 휴게소와 졸음 쉼터 등에 출입구 동선을 분리하고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지루한 귀성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맛보는 간식거리의 유혹도 참아내야 한다. 차 안에서 먹는 어묵과 떡볶이는 따끈하고 쫀쫀한 매장의 그 맛이 아닐 것이다. 대목을 날리게 됐다며 상인들도 울상이다.

제주에서는 '추캉스' 족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자 아예 여행을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수많은 제주 도민들도 육지 방문 계획을 취소 또는 연기했다"며 "20만명이 한꺼번에 제주도를 찾는 것은 해롭다. 국가 차원에서 금지 조치해달라"고 주장했다.

명절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직업과 세대, 지역,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총각 처녀의 결혼이 아니라 '회사 어떠냐'가 금기어가 됐다. 날씨도 사나울 전망이다. 추석 당일인 다음 달 1일 전국이 흐리고 바람이 불 것이라는 예보다. 남·여·노·소 둥근 달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소원도 빌어본다. 달이 구름에 가린다고 하니 올해는 이마저도 만만치 않게 됐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