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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문화협회 제공

한국차문화협회(이사장 최소연)가 최근 '한국의 차문화 - 우리 차의 역사와 정신 그리고 규방다례'(한국차문화협회·규방다례보존회 刊) 증보판을 내놨다.

248쪽 분량의 이 책은 18년 전인 2002년 고(故) 이귀례 명예이사장이 출간했다.

이번 증보판은 규방다례 제1대 보유자였던 이귀례 명예이사장의 집필 의도를 그대로 살리되, 세월이 지나서 잘 쓰지 않는 단어 등은 아름다운 우리말로 충실하게 다듬었다. 흑백 사진들은 가급적 컬러 사진으로 교체했으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미흡했던 사진들은 재촬영해 바로잡았다. 또한 고증에 충실했으며, 각주도 보완했다. 한시(漢詩)의 경우에는 한글과 한문을 병기함과 동시에 사진 설명을 달아서 더욱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무형문화재 '규방다례(閨房茶禮)'는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부인들이 친척이나 이웃을 초청해서 차를 나누며 우애를 다지고 몸가짐을 익힐 수 있는 음다(飮茶) 풍속을 계승한 규방문화의 일종이다. 규방다례는 지난 2002년 12월 23일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1호로 이귀례 제1대 보유자가 인정돼 계승·발전해 오고 있다.

당시 차 문화에 대한 이해와 체계가 미비한 시절이었다.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 한 이귀례 규방다례 제1대 보유자는 '한국의 차문화'를 집필, 우리나라 차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현재 '한국의 차문화'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여러 종류의 책들이 있지만, 차의 기원부터 다양한 사례까지 차문화사(史)를 체계적으로 설명한 책은 흔치 않다. 하지만, 한국 차문화의 나침판 역할을 해온 이 책이 절판되면서 한국차문화협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차인들의 아쉬움을 샀다. 규방다례보존회 이수자 일동은 이런 점을 감안해 증보판을 출간했다.

인천시 무형문화재 규방다례 제2대 보유자인 최소연 이사장은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배려'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다른 나라들이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자신의 안위에만 급급할 때, 우리나라는 남을 배려하는 가치를 지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예(禮)를 통해 세계의 귀감이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차문화' 증보판을 통해 예의 가치를 재정립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는 이귀례 제1대 보유자님이 서거한 지 5주년이 되는 해"라며 "모친 이귀례 규방다례 제1대 보유자이자 한국차문화협회 명예이사장님의 영전에 이 책을 바친다"고 덧붙였다.

사단법인 한국차문화협회는 고 이귀례 전 이사장이 1991년 창립, 현재 전국에 27개 지부에 3만 여명의 회원이 있는 국내 유일의 차문화 교육·전파 전문단체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