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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하르트 바그너는 음악과 연극, 이야기가 하나로 결합한 '음악극'을 창안했습니다. 바그너 음악극의 정수인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중 3부 '지크프리트'의 1막 마지막에선 망치 소리가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음악이 등장합니다. 지크프리트가 신검(神劍) '노퉁'을 복원하는 대목입니다. 주인공이 칼을 벼리는 장면이 20분 넘게 이어짐에도 음악과 무대의 활기 속에 지루함은 커녕 순식간에 지나갔다고 느낄 정도로 인상적인 대목입니다. 쇠는 두드릴수록 단단해진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철단익강(鐵鍛益强)'을 떠올립니다. 의역하면 고생과 시련을 겪을수록 강한 사람이 된다는 뜻일진대, 우리 일상을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각별하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창간 75년은 우리 현대사와 일치합니다. 우리 현대사를 고스란히 지켜보고 기록한 경인일보는 앞으로도 더욱 단단하고 강해지기 위한 담금질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2020.10.7 글/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