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운영사조차 외면한 지역화폐 카드등록 안내 외국어 매뉴얼을 공립 다문화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이중언어 강사들이 직접 만들었다. 인천 교육재난지원금이 지역화폐인 '인천e음카드'로 지급됐는데, 한국말이 서툰 이주민 부모가 카드등록과 사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학교가 직접 나선 것이다.
8일 인천한누리학교에 따르면 학교는 학부모들이 참고할만한 인천e음카드 등록 방법과 매뉴얼을 한국어와 영어·러시아어·베트남어·중국어 버전으로 제작했다. 이 학교에는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러시아·베트남·중국·아랍권 가정의 학생 90여명이 재학 중이다.
처음에는 학교 측이 카드 운영사에 외국어 설명서가 있는지 문의했지만, 운영사 쪽에서도 외국어 안내는 없다고 답변했다. 인천시교육청도 외국어 안내를 준비하지 않았다.
인천한누리학교에는 6명의 이중언어강사 전담인력이 배치돼 학습 활동을 보조하고 있다. 강사들은 즉각 번역에 들어가 한국어를 포함한 5개 국어로 안내장을 만들어 배포했다. 이중언어 강사 4명이 투입돼 하루 정도 시간이 소요된 어렵지 않은 번역 작업이었지만 파급력은 컸다.
한국어 학급을 운영하는 이웃 학교와 소수 외국인 학생이 있는 다른 학교에서도 앞다퉈 자료를 요구했다. 학교 측은 모든 학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자료를 공개했다. 인천에는 35개 학교 59학급에 776명의 학생이 한국어 학급에 재학 중이다.
한누리학교 관계자는 "한국어가 익숙한 사람들도 막상 카드 등록과 앱 설치에 어려움을 겪는데, 이런 안내장이 없었다면 외국인 학부모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경력이 풍부한 이중언어강사들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러시아 출신 10년 차 이주여성 이중언어강사 김사랑(36)씨는 "교육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 전부터 학부모들의 관심이 많았다"면서 "e음카드 등록에 외국어 안내장의 도움을 받은 학부모들이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외국어 안내 없는 '교육재난지원금'… 직접 매뉴얼 만든 이중언어 강사들
인천한누리학교 홈피 제공 호응
입력 2020-10-08 22:27
수정 2020-10-0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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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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