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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자국의 국익과 자존심을 건드린 상대라면 개인, 기업, 국가를 가리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무릎 꿇리기로 악명 높다. NBA(미국 프로농구협회)도 호되게 당했다. NBA 휴스턴 로키츠 단장인 대릴 모리가 지난해 10월 트위터에 홍콩 민주화 운동 지지 발언을 올린 게 사달이 났다. 중국 농구스타 야오밍의 소속팀으로 중국에서 인기를 구가했던 휴스턴 로키츠는 중국에서 완전히 퇴출됐고, NBA 구단 전체가 샐러리캡을 받쳐주던 중국 시장을 잃을까봐 전전긍긍했다.

우리도 된통 당했다. 2016년 핵실험으로 북한 핵무장이 기정사실이 되자 한·미 양국은 한반도에 사드(THAAD) 배치를 추진했다. 중국은 북한 핵미사일엔 눈 감고 우리의 자위적 조치에 한한령을 발동했다. 한국 연예인 출연광고 송출금지, 한국상품 불매운동, 중국진출 한국기업 규제다. 명동에서 순식간에 중국 관광객이 증발했고,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롯데는 중국 유통시장을 포기해야 했다.

중국의 폭력적인 무릎 꿇리기가 가능한 것은 거대한 시장과 완벽한 통제다. 중국 시장에서의 퇴출은 국가나 기업에게 재앙이다. 반중 키워드 검색을 중단시키고, 모든 문화 콘텐츠를 검열하는 통제시스템은 일사불란한 보복의 원천이다. 문화 콘텐츠 제작, 유통을 관장하는 광전총국의 검열은 악명이 자자하다. 대륙에서 반중국 문화 상품을 순식간에 지울 수 있다.

중국 네티즌들이 방탄소년단(BTS)을 저격하고 나섰다.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한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의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는 수상 소감이, 항미원조 전쟁 때 희생당한 중국군에 대한 모욕이라는 것이다. 한국전쟁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역사적 기억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중국 누리꾼들의 주장은 생트집이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의 BTS 저격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아미(A.R.M.Y)'들이 중국 공산당을 나치에 비유하는 '차이나치(China+Nazi)'라며 반격에 나섰다. BTS 팬클럽 아미는 세계 연합군이다. 상상도 못한 세계 연합군의 반격에 중국 정부는 스스로 BTS 논란을 잠재우며 꼬리를 내렸다. 중국도 함부로 할 수 없는 BTS의 위엄! 놀랍고 통쾌하다.

/윤인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