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테이블 카드·칩 오고가 '북적'
인천내 업체 27곳중 17곳 문 열어
市, 고위험시설 지정 정부에 건의
술을 마시며 카드 게임을 할 수 있는 일명 '홀덤펍(카지노펍)'이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10월16일자 4면 보도=인천 남동구 만수동 코로나19 집단감염 '카지노펍'이 뭐길래)했음에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 인천시는 감염이 취약한 홀덤펍을 사실상 방역 사각지대로 보고 정부에 고위험시설 지정을 건의했다.
18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최근 집단 감염이 발생한 남동구 만수동의 홀덤펍과 관련해 이날 A(24·여)씨가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남동구에 사는 A씨는 이 홀덤펍 방문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하던 중 인후통 등의 의심 증상을 보였고, 결국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기준 이 홀덤펍 관련 확진자는 A씨를 포함해 모두 16명으로 늘었다.
남동구 홀덤펍의 집단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인천내 다른 홀덤펍은 여전히 사람이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지난 16일 오후 9시께 찾은 연수구 송도동의 한 홀덤펍.
매장에는 6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게임 테이블 2개가 있었는데, 두 테이블에는 각각 딜러 역할의 직원과 함께 5명의 사람이 테이블 주변에 앉아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이용객 사이에 투명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지만 주류를 마시고 카드와 칩 등을 주고받으며 게임을 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같은 날 오후 10시께 찾은 남동구 구월동의 한 홀덤펍 역시 10여명의 손님을 받은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인천내 27곳의 홀덤펍 중 17곳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남동구 집단 감염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홀덤펍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구조라는 점이다. 밀폐된 장소에서 카지노와 같이 카드, 칩 등을 돌려가며 게임을 하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집단 감염이 발생한 만수동 홀덤펍에서 35건의 환경 검체를 채취해 실시한 검사에서도 칩과 카드, 테이블 등 9건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인천시는 이 같은 이유로 최근 정부에 홀덤펍의 고위험시설 지정을 건의했다.
시 관계자는 "홀덤펍의 시설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밀폐된 공간에서 거리두기가 어렵고, 장시간 상주하며 칩 등을 공유하고 있어 감성주점이나 헌팅포차보다 방역이 더욱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방역 사각지대로 관리되고 있다고 판단했고, 고위험시설 지정 전이라도 자체 점검을 통해 방역 수칙이 철저히 지켜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