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원격수업 들을 정도로 호전
깨어나 처음한 얘기 '동생 걱정'
엄마 "미용자격 따고 파" 의욕
허종식의원 "아이들 지원 책무"
"동생이 다 나으면 학교에 가야 하는데 가방이랑 교과서가 다 불에 타버려서 어쩌죠? 엄마."
지난달 14일 인천 미추홀구 다세대 주택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나 중상을 입은 형제의 형인 A(10)군이 의식을 회복한 후 엄마에게 가장 먼저 한 얘기라고 한다.
현재 스마트폰으로 학교 원격수업을 들을 수 있을 만큼 상태가 호전된 A군은 "빨리 새 교과서를 사서 학교에 가고 싶다"며 친구들을 만날 날만 고대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으로 미추홀구 화재 사건 이후 돌봄 정책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의원은 지난 16일 이들 형제가 입원해 있는 서울 모 병원 앞에서 형제의 엄마 B(30)씨를 만나 1시간 넘게 면담을 진행했다.
19일 허종식 의원에 따르면 이날 면담 과정에서 B씨는 "지금 큰 애는 계속 불에 탄 가방이랑 교과서 걱정을 한다"며 "동생 교과서도 다 불에 탔을 거 같다고 얘기하며 작은 애를 많이 챙긴다"고 말했다.
A군은 걷지는 못하지만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휴대전화로 원격수업을 가끔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지만 동생은 아직 원활하게 말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형제의 엄마 또한 그동안 아이들을 키우면서 말 못한 고충을 면담 과정에서 많이 털어놨다고 한다.
형제의 엄마 B씨는 "저 같은 경우 경력이 단절된 상황에서 아이 둘을 혼자 키우다 보니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었다"며 "직장을 들어가려 면접을 봐도 애 때문에 회사 생활을 충실히 못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번번이 취업에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B씨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미용사 자격증을 따서 미용 쪽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나타내기도 했다.
허 의원은 "형제들의 엄마가 사회에 잘 복귀해 아이들을 제대로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형제들이 퇴원해 여느 아이들과 같이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있는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