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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서 있는 시민들. 2020.9.22 /경인일보 DB

'사인 미상' 국과수 정밀검사 의뢰

노인 사망도 백신 연관성 못 밝혀
상온노출 제품은 아닌 걸로 판명
'제조번호 동일' 접종 3명 이상반응
코로나와 동시 유행 우려속 불안감

인천 지역 10대 학생에 이어 전북 고창, 대전에서도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70대·80대 노인이 사망, 독감 접종을 앞둔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독감 백신을 접종한 후 지난 16일 사망한 인천 미추홀구 17세 학생과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 접종자는 8만2천668명으로 파악했으며, 이 중 3명이 알레르기나 접종부위 통증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전북 고창군의 한 주택에서 A(78)씨가 쓰러진 채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전날 오전 9시쯤 동네에 있는 민간 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백신은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로 문제가 됐던 상온노출, 백색 입자 발견 백신은 아닌 것으로 보건 당국은 확인했다. 이와함께 대전에서도 독감백신을 맞은 80대 노인이 사망해 보건당국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인천에서 사망한 10대 학생의 경우 역학조사 결과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경찰 부검 결과 1차 소견은 '사인 미상'으로 나왔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국과수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고창에서 숨진 70대 노인도 아직 백신 접종의 연관성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원인도 모른 채 돌연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자 접종을 앞둔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우려로 독감 백신 접종이 강조되고 있어 혼란이 더 큰 상황이다.

인천 남동구에 사는 백경미(45)씨는 "그동안 독감 접종을 하지 않다가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백신 접종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백신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계속 나오고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고민이 더 커졌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한편 질병청은 사망한 10대 학생과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전국적으로 총 8만2천668명으로, 이중 10대 학생과 같은 병원에서 동일한 날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총 32명이라고 밝혔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