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부족, 추진중 중단 이례적
상인, 특성등 검토 안했다 '불만'
정부 공모사업 2~3년 배제될 전망

경기북부 최대 전통시장인 의정부 제일시장이 정부 예산지원을 받아 추진했던 청년몰 조성 사업을 사업성 부족 등의 문제로 중도 포기, 향후 각종 공모사업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됐다.

특히 청년몰 사업을 추진하면서 쓴 비용 2억여원은 국비와 지방비로 메꾸기로 했는데, 처음부터 무리한 계획을 추진해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제일시장번영회는 지난 2019년 시장 라동 2층(2천24㎡)에 청년점포 20곳을 조성해 상권 활성화를 꾀하겠다며 정부 공모사업에 응모했다. 이어 사업대상지로 선정되면서 국비 10억원과 시비 8억원, 자부담 2억원 등 총 2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그러나 수제맥주타운과 청년 복합문화공간을 주제로 한 제일시장 청년몰 조성 사업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청년점포 사업 예정지인 라동 2층에 있던 기존 세입자들이 퇴거를 늦추면서 공간 확보가 늦어졌고, 뒤늦게 청년 예비창업자 모집에 나섰지만 희망자가 적어 더 이상 원활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제일시장번영회는 지난 5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사업 포기 신청서를 제출하고, 공단도 이를 승인했다. 별도 사업단을 운영한 1년 동안 들어간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 2억1천여만원은 공단과 시가 절반씩 부담하기로 하고 현재 정산작업 중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통상 예산확보 등의 문제로 아예 사업 시작 전 포기한 경우는 있어도, 제일시장처럼 1년 가까이 사업을 추진하다 중간에 포기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세칙에 따라 조만간 전문위원회를 열어 제재 수위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제재 수위 결정과 관련, 시 안팎에선 제일시장이 최소 2~3년 정부 지원 공모사업에서 배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일시장 일부 상인은 상권 특성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사업이 추진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상인은 "구도심에 위치한 시장 특성상 젊은 층 유입이 적고, 주택가도 많지 않은데 저녁이면 불이 꺼지는 시장 2층에 술집과 치킨집을 운영하려 했으니 누가 봐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상이었다"며 "청년몰이 제대로 조성됐다고 하더라도 취객에 의한 사고 위험성 등 문제가 많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일시장번영회 관계자는 "전임 회장단이 추진한 사업이어서 잘 알진 못하지만, 계획 단계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에 일부 동의한다"며 "안타깝지만 되돌릴 수는 없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