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한달여만에 기도폐쇄로 숨져
연기 많이 마셔 장기 등 크게 다쳐
의료진 2시간반 심폐소생술 허사
단둘이 집에 남아 라면을 끓이려다 크게 다친 인천 초등생 형제 중 동생이 사고 발생 한 달여 만에 숨졌다.
21일 인천 미추홀경찰서 등에 따르면 서울의 한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초등생 형제 중 동생 A(8)군이 이날 오후 3시45분께 사망했다.
동생 A군은 지난 20일 저녁부터 호흡이 좋지 않고, 구토 증세 등으로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화재 당시 5% 화상을 입었으나 연기를 많이 들이마시면서 장기 등을 크게 다쳤다.
A군은 지난 추석 연휴 동안 형 B(10)군과 함께 의식을 찾았으나 형이 대화가 가능했던 반면, 동생은 몸 일부 마비 증세를 보이고 고갯짓 정도만 가능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의원실에 따르면 A군은 전날부터 호흡 곤란과 구토 증세를 호소하는 등 급격히 악화됐다가 이날 오후 기도 폐쇄로 숨졌다. 의료진들이 A군에게 2시간30분간 심폐소생술(CPR)을 했으나 깨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어제 저녁부터 구토 증세와 호흡이 불안정했고 오늘 오전 중환자실로 이송해 기관 삽관을 하려고 했지만,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A군이) 사망했다"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초등생 형제는 지난달 14일 오전 11시16분께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비대면 원격 수업을 진행하면서 단둘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었다. A군은 5% 화상을 입었으나 호흡기를 심하게 다치고 형 B군은 전신 40% 화상을 입었다. 형제 어머니는 사고 전날부터 집을 비운 상태였다.
이웃들이 2018년부터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방임 의심 신고를 하면서 이미 기초단체와 아동보호전문기관, 학교, 법원 등 각 기관에서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형제의 참변은 여러 차례 막을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회적 참사라는 지적이 컸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