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설악산·제주 한라산 등 상공서 조망 '색다른 경험'
프리미엄석 20분만에 완판… 내달 초 국제선 특별편 추진도
"한라산 정상을 이렇게 하늘에서 내려다본 건 처음입니다."
'하늘 위 호텔'이라 불리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A380이 한반도 상공을 날며 여행에 목마른 여객들의 갈증을 해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4일 오전 11시 '한반도 일주 비행'을 위한 특별 항공편을 운항했다. 이번 비행에는 세계 최대 여객기인 A380이 투입됐다.
운항 전 인천국제공항 출발장에서 만난 승객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이 어려운 상황을 아쉬워하면서 이번 여행 상품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변은영(41·서울 강북구)씨는 "올해 아이랑 동남아 휴양지로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갈 수 없었다. 이번에 여행 상품이 나왔다고 해서 참여하기로 했다"며 "아이가 비행기를 처음 타는데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딸 이연재(8)양은 "비행기 탈 때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고 기대된다"며 "비행기가 올라갈 때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하는데 진짜 그럴지 궁금하다"고 했다.
여객기는 오전 11시20분께 이륙했다. 장두호 기장은 주요 지점을 지날 때마다 장소를 설명했다. 기장은 11시38분에 "동해 해안선을 따라 비행하고 있고 설악산과 오대산, 태백산을 보실 수 있다"고 말했다.
11시45분에는 "좋은 시야로 전망할 수 있도록 고도를 낮추고 있다. 오른쪽으론 동해, 왼쪽으로는 포항 시내를 보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내식 제공과 경품 추첨 행사가 진행된 뒤 낮 12시40분께 제주도 상공에 다다랐을 때 승객들 사이에서 연이어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한 40대 부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대구에서 올라왔다.
홍성민(42)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외국에 가기 힘든 상황에서 이 비행기를 타려고 오늘 새벽부터 대구에서 운전해서 왔다"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만족하고 있다. 한라산을 이렇게 바라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아내 조향미(40)씨는 "좌석이 여유롭고 시설도 좋다. 평소에 타기 힘든 A380을 탔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A380 한반도 일주 비행'이 특수한 상황에서 기획된 만큼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자 온 힘을 쏟았다. 아시아나항공은 ▲탑승객 대상 방역 안내 문자 사전 발송 ▲탑승 전 체온 체크 ▲기내 거리두기 좌석 배치 ▲비행 중 의심 환자 발생에 대비한 별도 격리 공간 마련 ▲방호복 탑재 등의 조치를 수행했다.
기내 서비스를 담당한 이혜린 승무원은 "오랜만에 기내에서 설렘 가득한 승객분들의 환한 미소를 보니 만감이 교차했다"며 "식사를 하며 '기내식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른다'는 한 승객의 말씀처럼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기내에서 더 많은 분께 여행의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A380 한반도 일주 비행'은 온라인 판매가 시작된 지 반나절 만에 모든 좌석이 매진됐다. 특히 비즈니스 스위트석과 비즈니스석으로 구성된 프리미엄석은 예약 오픈 20분만에 판매가 완료되는 등 항공 여행에 대한 여행객들의 깊은 갈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은 A380을 활용한 국내선 특별 관광 상품을 추가 출시한 데 이어 11월 초 국제선 특별 항공편도 운항할 계획이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